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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엽 교수의 잡글

수학자와 공학자

2006.05.09 00:24

송홍엽 조회 수:4911 추천:248

유머게시판에 공학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에 관심없는 사람이라는 주장과
수학자는 why 그리고 공학자는 how 에 관심있다는 주장 등등이 있군요..
대략적으로 공감하지만
공학자와 수학자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고 여기는 내가 한 마디 올립니다...

(1) 수학자는 이론의 체계를 잡아 나가는 방향에만 관심이 집중될뿐, 그 이론의 현실적 응용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작은 관심은 많이 있습니다.) 공학자는 이론의 체계를 잡아나가기 보다 체계가 잡힌 이론을 적용하여 응용하는데 더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A이면 B이다가 사실이고 C이면 B이다가 사실인 경우, 수학자는 A와 C의 관계를 규명하려고 하지만 (예를들어, A과 C가 필요충분조건의 관계인지 필요조건 혹은 충분조건의 관계만을 만족하는지 등등등), 공학자는 A와 C가 현실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더 많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B라는 동일한 결론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또 다른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죠..

(2) 많은 공학자 중에는 수학 이론에 부족함을 느끼고 직접 이론적 체계를 잡아나가려는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신호처리/무선통신/네트워크/제어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공학의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다보면 수학이론에서 완결되지 않은 이론의 gap을 채우게 될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채워진 새로운 이론은 다시 수학자를 자극하여 수학이론의 풍성한(?) 발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3) 많은 수학자 중에는 아무의미없이 발전시켜온 수학이론이 현실적으로 강력한 의미를 지닌 응용분야에 적용됨을 알게되어 깊이 빠져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학자와 협력을 하게되고, 공학자로부터 현실적으로 의미있는 문제를 완성하여 이를 추가적으로 완성하여 공학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A) 수학자의 수학과 공학자의 수학에 차이가 없음을 첫째로 강조하고싶군요.
굳이 차이가 있다면 그 수학의 응용분야가 구체적으로 공학의 어느 한 분야인지 아닌지 정도가 될뿐, 이과대학생의 수학과 공과대학의 수학이, 그리고 수학과 교수님의 수학과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님의 수학이 다를리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B) 전기전자공학 분야에서 수학이 매우 중요한 전공분야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신호처리, 통신, 네트워크, 제어분야입니다. 이를 통칭해서 전기전자system분야라고 합니다.. 미분방정식을 푸는 정도 혹은 공식을 잘 외우는 정도가 아니라 수학적 사고방식과 수학이론을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C) 이과대학 수학과의 전공과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과목들이 있습니다. 전기전자공학 전공으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system분야의 학부생은, 적어도 대수학I과 해석학I 정도는 수강하는게 참으로 도움이 될거라고 추천합니다. 대수학은 연산법칙에 관한 수학적 체계를 잡아나가는 이론이고 해석학은 실수나 복소수의 기묘한 성질에 관한 해석(?)을 공부하는 과목입니다. 전기전자공학 system전공분야의 거의 전분야의 기초를 이룹니다.

놀라운 사실은 간혹 아니 자주 목격(경험)하는 바이지만, 수학과에서 대수학과 해석학에 능통하게 석사과정까지 공부하고 전기전자공학전공으로 전공을 바꾸어 박사과정 연구를 수행하는 경우 참 놀라운 결과를 얻는 경우를 봅니다. 더 나아가 아예 수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전기전자회사에 취직하여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입니다... 드물긴 하지만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석사과정에서 물리학을, 박사과정에서 아예 수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취득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리고나서 전기전자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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