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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SDA07, Chengdu, China, 참가기

2007.09.28 04:52

송홍엽 조회 수:5707 추천:299


무척이나 바쁜 일정에 다행이 영준이가 모든 준비를 대신해주어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다녀온 학회이다.
얼마나 준비를 못했는지는 토요일 출국날에 짐을 챙기면서도 잊어버렸던 것들, 즉,
그곳 날씨가 어떤지,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방법은 어떤지에 대해서 조차
공항에서 영준이와 윤표에게 물어봐서야 그들이 다 준비했음을 알고 안심하였다.

암튼, 시간대별로 일정을 적기보다는 몇가지 하고픈 말을 하는것으로 후기를 대신한다.

국제학회는 우리가 왠만해서 만나기 어려운 국제적 대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나도 거의 그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는데, 이는
착각일지는 몰라도, 아마도 아시아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일것이다.

난 이제 준비 부족한 논문발표를 듣기가 몹시 짜증이 난다. 특히, 중국과 일본인들이
못하는 영어로 원고읽듯이 하는 논문발표는 아무리 결과가 놀라운 것이어도
기본적으로 관심집중하기를 포기한다.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의 논문발표는 어떠한지 돌아보게된다.

북겨에서 놀랐던 심한 오염된 공기를 이곳 성도에서도 공항에 내리자마자 느꼈다.
내가 여길 왜왔을까. 정말 몹시 후회하였다. 이 시간에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에게 갔어야
하는건 아니었는지.. 그러나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그나마 몇가지 일을 해내었다는
보람을 느꼈고, 여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이까지 전 세계 어딜가든지 음식때문에 고생해본 적이 없는 나는
이번 여행의 첫날 중국음식에서 나는 썩은 식초냄새 때문에 정말 고생하였다.
다행이 그 이후로는 그나마 견딜만 했고, 만찬이 끝나자마자 돌아왔기 때문에
잘 넘긴 셈이다.

TPC  chair  두 사람은 조금 떨어지는 대학교의 호텔에에 머무는것을 보고
한국에서 온 우리들이 그 비싼 호텔에 머문다는 사실이 조금 챙피했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돈이 많았던가.. 물론 그 두 사람은 인도인/중국인으로
한국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밴 사람들이기도 하다..

Carlet 교수는 고작해야 나보다 서너살 많은 나이지만 부울함수 분야만을 고집했고
그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수학자이다. 그간 십여년 넘게 많은 학회에서
마주쳤고 눈인사는 했지만 이번처럼 어떤 한 문제에 대해 깊이있게 대화를 나누어본 적은
없다. 다행히 주영이 발표논문 주제에 관심을 보였고, 향후 잘하면 함께 공저자로 논문을
스기로 약속한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하나의 성과다.

이번 학술대회의 공동 Chair는 중국 성도의  South West Jiotong University
(서남교통대학)의 P. Fan 교수와 일본 쯔꾸바 대학의 N. Suehiro 교수이다.
이번이 3회 대회이다. 2회는 2005년 이었고 난 논문없이 일본 시모노세끼에서 혼자 다녀왔었다.
노종선교수와 정하봉교수가 함께 참석했었다. 미국에서 Golomb 교수가 초청강사로
논문발표를 했었다.

만찬장에서  Suehiro 교수에게 1회는 어디였으며 이 학회가 만들어진 동기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Suehiro 교수와  Fan 교수가 함께 아시아쪽에도   Sequence 관련 학술대회를
국제적으로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해서  1회는 성도에서 2001년 9월에 개최하였는데
하필이면 9/11 사태로 인하여 미국쪽과 유럽쪽에서는 항공운항이 중단되어
아무도 오질 못했었다고 한다...

내 개인적은 느낌으로는 두분의 교수가 워낙이 친분이 두터워서 서로 오가며 여러가지
논의를 하다가 둘이서만 할게 아니라 학술대회를 만들어 함게 놀자고 의기투합한 결과인듯 하였다.
ㅎㅎㅎ  Fan 교수나  Suehiro교수는  Sequence 분야에서 아시아에서 몇명 안되는
국제적 인지도가 있는 분들이다.. 한국의 몇명을 포함해서..ㅎㅎ

난 TPC 멤버로는 초청을 받아 조금 일을 해주긴 했으나, 여행경비나 기타 일체의
지원을 받은건 없다. 그러나 내가 왔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대회 기간 내내
소위  distinguished guest 라며 예의를 차리는 바람에 조금은 부담스러웠었다.

개인적으로는 즉석에서 좌장을 맡아달라는 말에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고서
많이 놀랐고 좌장을 수행하고서도 많이 놀랐다. 사실 몇년전만해도 이런 국제 학회에서
좌장을 하게되면 가슴이 뛰고 영어를 잘못할까봐(?) 걱정을 했든게 사실이었다.
교수직 12년에 이제 그런 걱정은 안하는 철판이 된걸까..ㅎㅎ

학술대회장에서 만난 Teng Fei 와 Lu Jun Hong 이 인상적이었다. 각각  Fan 교수의 박사과정과
석사과정 여학생들이었는데 모두 놀랍게도 영어를 꽤(?) 하였었고,
내 연구분야와 내가 여행했던 곳에서 찍었던 사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Lu Jun Hong 은 아직도 어린 앳된 모습이었는데
만찬장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손을 들어 브이자를 만드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호텔은 5성급 호텔로 몹시 격조있는 내부구조와 깔끔한 아침식사가 그나마 다행이었다.
대회 시작 전 일요일과 첫날 월요일 오후에는 내 방에서 조용히 들고갔던 번역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만찬장에서는 돌아가면서 중국노래와 일본노래를 하는 바람에 자꾸 나에게 학생들에게
한국노래도 시켜보라고 하여서 손사래를 치느라 고생하였다. 사실 그 생각을 안한건
아니지만, 듣고 있노라니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이 모여 노는 곳에 한국사람이
어정쩡하게 끼여있다는 느낌도 들긴 했다.

돌아오는 공항에서의 일화 한가지..  

목요일 일정이 모두 취소되는 바람에
난 혼자서 하루 먼저 공항에 나왔다. 줄을 서있는데 내 바로 뒤에 3명 한 가족이
줄을 선다. 아빠는 서양사람이고 엄마는 동양인처럼 보인다. 심심한데 말이나 걸어보자..

May I ask where you are originally from ?
그랬더니 엄마인듯 하는 사람이 대답을 한다.
이 사람은 프랑스인이고 자기는 필리핀인. 얘는 우리 아들.
서울로 돌아간단다.

외국인이 서울로 돌아가다니.. 서울을 방문한다면 몰라도..ㅎㅎ
드뎌 말꼬리 잡기가 시작되었다.

이 가족은 3년동안 한국에 발령받아 살고있는  Air France 항공사 서울 지사장이라는
명함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놀라와하였다..ㅎㅎ 티벳에 추석연휴기간동안 여행하고
돌아간다고.. 난 추석연휴기간동안 이곳 성도에 출장왔다가 돌아간다니 더 놀란다..
내 명함을 주니 연세대학교를 잘 안다면서 교수님이라고 놀라와한다. 예의까지 있다..ㅎㅎ

결론적으로, 많이 친해져서 비행기 탈때까지 그리고 내려서도 헤어질때까지
서로 챙기고 하였다.. 암튼, 영어로 조크하면서 우스개소리 해대면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언제 Air France  서울지사에 찾아가서 점심이나 먹자고 할까..ㅎㅎ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외국사람을 사귈 기회가 많다.
노르웨이, 스위스, 중국 성도.. 많은 학술대회를 다니지만
난 꼭 그 동네 영어가 되는 사람을 사귄다..  그 동네에 대한
진짜 산 지리적 지식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행을 하는 참 묘미이기도 하다. 이런 즐거움을 우리 학생들에게도
알려주고싶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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