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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소식

ISITA2008 참가 후기

2008.12.15 06:29

남미영 조회 수:5362 추천:172

2008년 12월 7일부터 뉴질랜드에서 열린 ISITA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게다가 발표까지 해야한다는 부담감, 거기에 돌아오자마자로 예정돼 있는 기말고사로 인해 떠나기 직전까지 그리 즐겁지는 못했다.

12월 6일 토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서 12시간여에 걸쳐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학회 일정에 정확히 맞추어서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학회 참석 이외의 시간을 빼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랑이토토라는 화산섬에 잠시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비행기가 한 시간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도착 역시 늦어져 화산섬에 잠시 들르기로 했던 일정도 취소돼버렸다.

12월 8일 발표가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날, 늦지 않게 학회장에 도착하기 위해 일찍 일어난다고 일어났지만 이미 좀 늦은 시간이었다. 4시간의 시차로 인해 8시 50분에 시작이라고 해도 한국 시간으로는 4시 50분, 그 탓인지 아침 시간엔 좀 정신이 없었다. 두 번째 세션부터는 좀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학회 참석 후기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언어의 장벽이 내게도 너무 크게 다가왔다. 몇번 되지 않지만 그 몇 번의 해외 여행경험에서 단순히 의사소통이 완벽히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긴 했었지만 그래도 단순한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언어들과는 매우 달랐다. 일단 사람들의 학술적인 연구 결과는 잘 통하는 우리 말로 듣는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이해하기는 힘들었을테니, 그것을 영어로 듣고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이번에도 늘 해오던 그냥 그런 다짐들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시 한 번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후 마지막 세션에는 우리 연구실에서 지난 해 박사후 과정으로 계셨던 이기문 박사님의 발표가 있는 세션으로 가서 들었다. 이박사님과 매우 오랜만에 만나뵈어서 반갑기도 했고, 이후에도 몇 번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박사님 연구하시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요즘 공부하는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밤에 숙소로 돌아와서는 쭉 다음날 아침에 있을 내 발표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한국에서 리허설을 한 번 했고 그 후에도 몇 번 더 혼자서 발표 연습을 해본 터라 한국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 상태로 출발했었기 때문에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발표 바로 전 날 밤이 되자 그동안 연습했던 것도 다 잊어버린 것 같고 실제 발표 연습을 혼자서 숙소에서 하면서도 자꾸 실수를 해서 더욱 긴장하게 됐다. 결국 새벽 1시쯤엔 내일 늦지 않기 위해 자려고 누웠지만 1시간 가량 걱정에 잠을 설쳤던 것 같다. 발표날 아침 일어나서도 몇 번 연습을 한 후 학회장에 늦지 않게 출발을 했다. 드디어 발표가 시작됐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나서 첫 문장을 시작했다. 연습을 몇 번 했던 덕인지 첫 문장을 시작하고나자 다음 문장은 어느 정도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왠지 교수님께서 앉아 계신 쪽을 보면 더 긴장 돼서 내용을 잊어 버릴까 무서워 일부러 그쪽을 피해서 반대쪽을 바라보면서 발표를 했다^^; 발표가 계속 돼 갈수록 오히려 점점 마음이 편해졌다. 발표가 끝나고 질문을 받는 순서가 됐는데 아무런 질문도 나오지 않아서 마음을 놓고 만족해하고 있었는데, 좌장이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을 했다. 다행히 일본분이라서 말 하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오히려 질문 내용은 알아 듣기 쉬웠지만 머릿 속은 복잡했다. 실험 안해봤다고 해도 되나? 모르겠다고만 하면 되나? 아니면 그냥 당연한 거 아니냐고 반문할까? 머릿속이 어지러울 쯤, 이기문 박사님께서 적당히 대답을 대신 해주셨고, 드디어 발표가 마무리 되나 싶어 안도했다. 하지만 다른 질문이 또 있냐는 좌장의 말에 한양대 신동준 교수님께서 또 다른 질문을 하셨고 다행히 어려운 질문은 아니어서 무사히 마무리하고 발표를 끝낼 수 있었다.
그 날은 오후 세션이 전부 plenary가 예정돼 있었다. 첫 발표는 오클랜드 대학 교수님이 인터넷에 대한 발표를 하는 거였는데, 점심 식사를 좀 늦게 하는 바람에 그 발표는 못듣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Raymond W Yeung의 네트웍코딩 관련 플레너리를 들었다. 일단 그 분의 영어가 다른 발표자들의 영어에 비해서 너무 듣기 편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들은 발표 중 가장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또 그 분의 발표 내용이 가장 이해하기 쉽도록 쉬운 내용만으로 이루어졌던 덕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전날 교수님들과 식사하면서 많은 말씀을 전해들은 Han Te Sun교수님의 발표였다. 교수님의 talk이 시작되기 전에 그 분의 경력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는데 정말 끝이 없을 정도로 길게 소개되었다. 그 분이 대단하신 분이라는 얘기를 어제 밤에도 익히 들었는데다가 발표 전에 줄줄 소개되는 그 분의 경력으로도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그런 소개 후에 Han Te Sun교수님의 talk이 이어졌고 정말 학문적 깊이가 다른 때문인가, 발표를 재밌게 이어가시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발표 내용을 사실 완벽히 이해를 못했는데 그 발표 이후에 교수님께서 다시 한 번 짚어주셨던 내용을 듣고 굉장히 대단한 내용인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그 분의 논문들을 찾아보았지만 그 결과를 담고 있는 논문은 잘 찾아지지 않아서 아직 찾지 못했다.
저녁에는 banquet이 있었다. 숙소에 이름표를 두고온 탓에 이름표를 가지러 잠시 숙소로 갔다. 전날 저녁부터 내내 긴장을 했던 탓인지 긴장이 풀어진 탓인지 잠깐 깜박 잠이 들어서 banquet에 늦어버렸다. 서울대 노종선교수님 연구실 사람들 틈에 껴서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 테이블이 전부 차버려서 교수님들 식사하시는 테이블에 껴 앉게 됐다. 작년에 선영이가 다녀온 학회의 이름에서 익히들어 잘 알고 있고, 또 이번 ISITA참석하기 전에 DVD로 발표하는 모습도 보고 갔던 탓에 왠지 친숙했던 Tor Helleseth 교수님도 그 테이블에서 그렇게 가까이 만나보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왠지 너무 신기했다.^^ 교수님들이 즐겁게 얘기 나누시는 걸 옆에서 듣고만 있었는데도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9시가 넘은 시간까지 정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셋째 날은 오전에 잠깐 오클랜드 시내에 나갔다 왔다. 처음으로 뉴질랜드에 왔다는 실감이 나는 시간이었다. 양떼가 뛰노는 푸른 초원(?)...쯤을 상상하고 갔기 때문에 학회장과 숙소만을 오갔던 오클랜드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었다. 어디든 넓게 있는 잔디 밭과 공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잠깐이나마 학회에 왔다는 것도 잊을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 다시 학회장으로 돌아와 남은 세션들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참가해서 발표까지 무사히(?)마친 첫 국제 학술대회를 마무리했다.

학회가 다소 짧게 3일 일정으로 치뤄져서 떠나오면서도 왠지 아쉬움이 좀 남았고, 내 준비가 많이 부족했던 탓에 들은 발표의 내용을 많이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와야 하는 마음이 왠지 섭섭했고 해야할 일을 다 마치지 못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동안 한 가지 연구 활동을 꾸준히 해오면서도 즐거이 하는 많은 사람들과 교수님들의 모습, 그리고 그 분들의 축제라 할 수 있는 학술대회에 대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도 한동안 잊기 힘든 경험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심은 물론이고, 그곳에서도 어리버리 어색해하고 있는 저를 여러모로 신경써주셨던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출발 전부터 계속 도와주셨던 선배님들 도움에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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