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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소식

NETCOD2008 후기

2008.01.08 23:02

김정현 조회 수:4741 추천:507

1월 2일, 새해가 하루 지난 날이었지만 내게는 새롭게 2008년을 시작하는 굉장히 중요한 날이었다.
태어나서 두번째 외국에 나가는 기회일뿐아니라 석사가 되어 첫번째로 쓴 논문을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고 흥분되는 일이었다. 비행기가 아침 일찍인 탓도 있었지만 설레는 마음에 전날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출발 당일 새벽, 날씨가 정말 추웠다. 하지만 영준형이 차를 가져오셔서 따뜻하게 공항까지 갈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비행기표와 발표자료 등을 확인하고 잠깐 휴식후에 제시간에 비행기를 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기내식이 맛있었다. 사실 어떤 맛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맛있게 먹었던것 같다. 후에 홍콩에서 음식때문에 호되게 당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홍콩에 도착하였다. 홍콩 날씨는 정말.. 따사로운 봄날 같았다. 미리 알아보지 않았더라면 엄청 덥게 다녀야 했을지도 모른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하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홍콩의 거리는 참 인상적이었다. 마치 알록달록한 레고로 도시를 꾸며놓은 듯한 인상이었다. 그중에서 단연 재밌었던 것은 아파트 창문들이 앞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었다. 날씨가 좋은 탓인지 빨래들을 창밖으로 걸어놓았는데 바람불면 저 아래로 떨어져 버릴것만 같았다.

호텔은 생각보다 깔끔하고 아기자기 했다. 학회장에서도 지하철로 두 정거장 거리에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배가 고파진 우리는 호텔 앞 상가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다. 홍콩 음식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 혹은 불안감에 선뜻 메뉴를 고르지 못하고 대충 들어간 재료를 보고 몇개를 골랐다. 이름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무슨무슨 탕과 무슨무슨 롤 이었던 것 같다. 영준형과 나는 한번 맛을 보고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영준형이 음식 맛이 이상하다고 할 정도면 정말 이상한거다.;;) 어디선가 중국음식은 향신료 향이 강하다고 했었던 듯한 기억이 그제서야 머리를 스쳤다.. 첫날은 긴장감 탓인지 매우 피곤하여 일찍 숙소에 돌아와 쉬었다. 욕조에 물을 가득채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구며 다음날 있을 학회를 생각해보았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지만 편안한 숙소 덕분에 이내 잠이 들었다.

드디어 학회가 열리는 날! 지하철을 타고 아침일찍 학회장으로 향했다. 홍콩에는 대학이 하나뿐인건지 지하철역 이름이 대학역이었다.;; CUHK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은 작고 아기자기한 학교였다. 푸른 잔디가 깔려있는 운동장은 정말 부러웠다. 학회의 첫번째 세션은 MIT의 Muriel Medard의 Tutorial I과 (그 유명한) Raymond Yeung의 Tutorial II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영준형과 나는 각각 하나씩 나누어 듣기로 했다. 지난학기에 우리가 야심차게 들여다봤던 Network Coding Theory의 주 저자인 Raymond Yeung이 무척이나 궁금해서 나는 Tutorial II가 열리는 장소로 갔다. 예상과는 달리 Raymond Yeung은 굉장히 젊었다. 말이 빨라서인지 내 듣기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오후에 있을 포스터 세션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튜토리얼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지난학기에 살펴본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발표자료를 보고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학회 등록비가 없어서 당연히 점심은 제공되지 않을줄 알고, 점심은 어디서 먹지 하고 고민하던 차에 사람들이 학교 식당인 듯한 곳으로 몰려갔다. 영준형과 나도 얼른 뒤를 따랐다.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앞에 우리는 전날의 기억도 잊은 채 겁없이 젓가락을 들었다. 다행히 음식들은 맛있었다. 외국에서 온 사람들을 위해 향신료 향이 너무 강하지 않게 조절한듯 했다. 평소때 같으면 그렇게 점심을 많이 먹으면 낮잠을 꼭 자줘야 하는데 바로 있을 포스터 세션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오후 두시, 포스터 세션이 시작되었다. 8개의 큰 판넬이 세워지고 저자들은 자신들의 발표자료를 하나둘 붙이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큰 전지에 출력해온 사람도 있었다. 오분쯤 지났을까..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였다. 영준형이 분명 포스터 세션은 너무 부담감 갖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현실은 달랐다.. 바로 옆의 "A Joint Network-Channel Coding Technique for Single-Hop Wireless Networks" 라는 논문을 쓴 발표자는 영어가 굉장히 유창했다. HRQ에 네트워크 코딩을 거는 내용이었는데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유창한 영어 덕분에 사람들이 굉장히 모여들었다. 덕분에 나의 부담감은 커져만 갔다.. 내 발표자료는 글씨는 거의 없고 그림이 많아서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했다. 어떤 사람은 코드 그래프를 보고선 동그라미와 네모가 유저 혹은 안테나 냐면서 미모를 다룬 논문이냐고 했다. 내가 동그라미는 베려블 노드이고 네모는 체크 노드라고 친절히(?) 알려줬는데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가버렸다.;; 어떤 사람은 본인이 터보코드를 하는데 채널코딩에 관심이 많다면서 관심을 보이며 자세히 물어보았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는 엘디피씨 코드를 소스코딩 쪽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릴레이를 활용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채널코딩을 적용시킨 것도 굉장히 흥미롭다면서 관심을 보였다. 한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작년 미국에 갔을때는 여행을 간 것이기 때문에 물건을 살때나 길을 물을 때 쓰는 영어는 크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데 논문을 설명하기 위한 영어는 정말 힘들었다. 특히 상대방이 채널코딩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는 엘디피씨 코드가 뭔지부터 알려줘야 하기 때문에 무척 당황스러웠다. 어느새 포스터 세션이 끝나고 오후 튜터리얼 III가 시작되었다. 사실 그 순간 발표자인 Muriel Medard 씨가 너무 고맙게 느껴졌다.ㅠㅠ

오후 세션은 직전 포스터 세션의 영향 탓인지 정말 하나도 안들렸다.;; 기억나는 것은 발표자가 여자분이었는데 톤이 너무 높고 말투가 특이한데다 자꾸 다그쳐서 사람들이 당황해했었다.ㅎ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고 숙소로 돌아와 바로 쓰러졌다.

학회 두번째날, 생각보다 논문들 발표시간이 짧게 주어져서 발표만 듣고는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논문들이 굉장히 이론적이고 책에서 보았던 버터플라이 모델이 매우 자주 등장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연구실에서 세미나 했던 내용중에 격자모양의 네트워크 구조에서 캐패서티를 구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실제 통신 환경과는 너무 달라서 이론적인 주제일뿐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유사한 모델을 센서네트워크 환경에서 분석한 논문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논문을 자세히 읽어봐야 겠지만 제법 그럴듯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컨벌루셔널 코드를 활용한 네트워크 코딩 논문이 있었는데 리컬시브하게 만들어서 터보 모양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 밖에도 네트워크 코딩을 활용한 브로드캐스팅에 관한 논문, 엔트로피 관점에서 접근한 논문, OFDM에 네트워크 코딩 기법을 접목시킨 논문 등이 있었다. 그간 연구실 세미나를 통해서 제법 많은 내용들을 접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고긴 학회가 끝나고, 저녁엔 시내로 가서 밤거리를 구경하였다. 생각보다 도시가 작아서 차를 타기보다는 많이 걸어다녔다. 저녁은 간단한 중국 음식을 파는 곳을 갔는데, 주문하면서 "뿌야오샹차이" (대충 해석하면.. 향신료빼주세요;;) 라고 두번 세번 말했다. 저녁을 먹고 운좋게도 레이져쇼(?) 를 볼 수 있었다. 레이져쇼는 흥겨운 음악으로 시작하는데, 음악에 맞추어 고층 건물들의 조명이 바뀐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건물들이 선율을 따라 마치 오케스트라 처럼 멋진 조명 효과를 연출해내는 모습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감동적인 레이져쇼가 끝나고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한채 숙소로 향했다.

벌써 돌아오는 날, 호텔에서 제공하는 마지막 아침 식사이기 때문에 정말 마음껏 먹었다. 나는 자취하는 터라 평소 먹지 못했던 과일들을 많이 가져다 먹었다. 공항에 미리 도착하여 잠깐 쉰후에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에서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니 금새 한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도 기분은 아직도 홍콩에 있는것 같았지만 싸늘한 날씨 탓에 이내 돌아왔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 넷코드 학회를 다녀오면서 처음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많은 것들을 느꼈지만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다.;;ㅎ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방법이 미숙하면 상대방은 내가 조금밖에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정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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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함께 다녀온 영준형과 논문을 쓰기까지 도와준 주영형 선영이, 그리고 함께 가지못해 무척 아쉬웠던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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