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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후기

2005.01.26 20:06

김태의 조회 수:4740 추천:282

대학 1학년때 MT를 다녀온 이후로 7년만의 MT였다. 연구실에 많은 선배들이 있음에도 이렇게 말을 하니 꽤 나이를 먹은 것 처럼 보인다. 스키장이란 곳에 난생처음 가는 터라 약간의 설레임도 있었지만 차를 타고 떼지어 가는 것이 더욱 설레였다. 무리 짓고 조직에 속하는 것이 주는 재미란게 있는데 MT도 그중 하나이다.

스키장을 처음가본 나는 연구실 멤버들의 도움으로 나는 어리버리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첫 슬로프부터 석훈이형은 자상하게 스키를 가르쳐 주었다. 그 덕에 꼴사나운 모습은 면하였다. 진석이형과 석훈이형의 형님다운 배려로 스키장에서 외롭지 않았다.

야간 스키가 끝날 무렵 민호형을 만나서 산 정상으로 오라갔다. 합류하지 못한 몇명을 빼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석훈이형과 대선이형의 부단한 연기력과 스탭들의 도움으로 짝퉁 눈보라 일으키며 질주하는 사진을 만들어 냈다.' 사진을 찍고 믿고 정상에서 슬로프를 타고 내려왔다. 7-8명이서 단체로 활강을 하며 내려오는 재미가 쏠쏠했다. 뭐든 떼지어 해야 재밌다니깐...

열심히 스키를 타고 난뒤 마신 맥주 한잔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MT 첫날밤의 저녁은 떡볶이, 라면, 오뎅의 대표 분식이었는데 모두 조기천 선배의 작품이었다. 이날 조선배는 깔끔한 마스크, 성실한 태도, 가정적인 면, 게다가 유연한 허리까지 갖춘 완벽한 남편감으로 꼽혔다. 다만 복잡한 여성 편력이 흠이긴 하지만.......
첫날밤은 모두들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자는 분위기 였다.

둘째날, 첫번째로 슬로프를 내려오리라는 다짐은 무너지고 개장시간보다 약 30분 정도 늦어 슬로프를 탔다. 둘째날에는 초급에서만 탔던 사람들도 중급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나 역시 중급을 연마하기 위해 여러번 넘어졌다. 둘째날 스키장에서 여러 해프닝이 있겠지만 내가 겪은 일들을 생각해보면 먼저 중급 슬로프 중간쯤에서 있었던 조로 말지브라 1세의 아동 2명 추돌 사고가 단연 압권이겠다.
성하와 나는 그 과정을 거의 목격을 했는데 어떻게 부딪혔는지 뭐 이런건 이야기할 바가 아니고 다만 부딪친 뒤 어린애들의 보호자인 어떤 남자와 실갱이를 벌이는 모습에서 '유연한 말지브라로 잘 넘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유연한 A자 활강으로 내려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유럽과 아랍의 혈통을 가진 귀족의 품위는 절대로 기죽지 않는다. (I love zoro^^= 구속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인)

둘째날 저녁은 삼겹살과 소주, 양주, 아이스크림등 다양한 메뉴를 섭렵했다.
술기운이 오르고 배가 부르자 19禁 이야기들이 쏟아지는데 역시 그 주역은 우리 연구실 최고 혈통을 가진 이였다. 뒤를 이어서 '그런놈'이 후발 주자로 나서기도 하였다. '그런놈'의 다리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모양새는 이만기를 연상케하고 허벅지는 황선홍을 연상케한다. 앞으로 축구시합에서 '그런놈'이 상대편 선수의 옆구리나 발목을 쓰다듬어 무력화 시키는 초강력 '얍이' 슛으로 큰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날밤은 연구실 MT사상 최초로 아무도 밤새지 않은 역사적인 밤이 되었다.

후기를 작성하며 사진들을 보았는데 지금 가장 뇌리속 깊이 박힌것은 내면의 감정을 드러낼듯 말듯한 비웅이의 눈빛이다. 둘째날 밤 모두들 잘때 둘이 콘도를 배회하며 나눴던 이야기들을 떠올려봐도 도대체 무슨 눈빛인지 알수가 없다.

이제 마지막 사건을 이야기 해야겠다.
복귀하는 길에 신입생 5인조로 이루어진 현영이조에게 교통사고가 났다. 포텐샤를 탄 중년 아저씨가 그만 신호대기중인 우리를 들이받아 버린 것이다. 그 아저씨차는 엔진이 주저앉아 버렸고 도로는 부동액으로 흥건해졌다. 처음겪어보는 사고였지만 적절하고 차분하게 대처했고 다행이 아직까지는 다친 사람이 없어 참 다행이다. 현영이를 제외하고는 다들 괜찮고 현영이는 현재 검사를 위해 입원중이다.

이번 MT는 정말 오랫만의 MT였고 너무나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뭐든 같이해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MT를 지원해주신 대선배님과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이번 MT기간동안 가장 큰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영준이형과 조기천선배에게 박수를 보낸다. NRL 제안서 때문에 먼저 복귀해야 했던 진석용 선배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2005겨울 MT가 낳은 명인 '성 조로 말지브라 1세'와 그의 절친한 killer '그런놈'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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