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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소식

2007년 5월 말
미국 LA의 USC캠퍼스에서 5년만에 다시 모였다.
지난번 모임은 2002년 이맘때.
내 지도교수 Dr. Golomb의 70회 생일기념 conference였다. 이름도 GF(70)  = GolombFest 70.
이번엔 그냥 workshop on sequence라는 이름으로 개최하였다.

운영과 조직도 Dr. Golomb이 손수 거의 모든것을 직접 하였다.
명목상 그의 포닥이었던 교수 세명이 거들었다.
Tor Helesseth, Guang Gong, Hong-Yeop Song.
Tor는 그저 이렇게 이름올리는것으로도 충분했고 (올해 나이 60세, 금년말에 회갑기념 conference가 노르웨이 bergen에서 열린다)
실제로는 Guang과 내가 주도했다.
Guang은 논문모집과 참석자 초청명단을 Dr. Golomb과 만들고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난 그 논문들을 모아 프로시딩을 만든다. 이미 Pre-Proceedings는 만들어 사용했고
Springer와 연락하여 이를 추후 LNCS로 출간하기로 협약하였다.
정작 일은 이제부터다..

이번 학회는 중요한 한가지 면에서 날 감동시켰다.
사실 5년전에 헤어질때 80회생일 conference에서 볼것이라고 생각했었다.
75회가 다가오자 Dr. Golomb이 먼저 이를 해야겠다고 시작한것이다.
첨엔 조금 소극적일뿐더러 걱정스러운면도 있었다.
요즘 Sequuence분야의 학회가 많아져서 (SETA, ISDWA, AAECC, 등등등)
논문모집하기가 어려울뿐더러 75회 생일 기념 workshop인걸 모두 아는 상황에
올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대로 참석인원은 적었지만
놀랍게도 5년이란 세월에 참으로 많은 이전 참가자들이 많이 노쇠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 부분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우선 B Gordon. GMW sequence의 첫 이니셜 Dr. Gordon이다.
5년전에는 그 얼마전 어렵고 힘든 수술을 했다며
성치않은 모습으로 논문발표를 했었다.
이번엔 누구에게도 물어보지도 못했다.. 이미 돌아가신건 아닐지..

5년전 그때 당시 그 직전에 돌아가신 Latin Square 전문가인 헝가리 수학자 Dr. Josef Denes..
이미 돌아가신 분이다.

나와 함께 USC에서 그리고 샌디에고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내 연구스타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Dr. Herbert Taylor..
이번에 그를 만난지 20년만에 처음으로 나이를 물어봤다..79세.
이미 은퇴했지만 이번 학회 논문발표를 위해 새로운 문제를 증명해가는 과정이
경이롭다.. 컴퓨터를 쓸지모르는 그는 모든 backtraking algorithm을 손으로 한다.
non-attacking n-queens pattern들의 packing 문제를 들고나왔다.
한장 한장의 슬라이드가 나올때마다 탄식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러나 이미 너무 힘이들다.. 슬라이드 한장 올려놓기에도 손이 너무 떨린다.
5년후에도 이 모습을 볼수 있을까..

2틀째 마지막 오후 세션. 이 세션이 끝나면 만찬이다.
그 세션에는 Dr. Viterbi와 Dr. McEleice가 왔다..

Andrew Viterbi는 Qualcomm의 창업자이다. Dr.Jacob과 둘이서
spread spectrum communication이론을 상용화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OFDMA와 CDMA with interference cancelation이 동일한 성능이라는것을
수학적으로 깔끔하게 증명했다.. 나중에 원고가 기대된다.
샌디에고에서부터 직접 차를 몰고 참석해서 논문을 발표했다.
평생지기 Dr. Golomb의 생일기념 학회라서였을까.
그의 발표 목소리가 조금 떨린다.. 즐거움의 떨림일까 노쇠한 탓일까..
노 학자의 논문발표는 그저 일화나 옛이야기가 아니고
깐깐한 이론에 대한 가감없는 수학적 증명이다..

Robert Mac Eleice는 현재 caltech의 교수이다.
요즘 LDPC코드 연구에 선두를 달린다.
작년 시애틀에서 샤논 award를 받고 key note lecture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때 Dr. Golomb이 그랬다.. 요즘 불치병으로 고생한다고.. 서서히 뇌가 죽어가는 병.
그리고나서 1년이 지났다. 과연 논문을 발표할수있을까..
그건 기우였다. LPDC코드의 수학적 이론을 파헤치며
mathematica를 직접 실행시켜가면서
드러나는 mysterious sequence를 직접 보여주었다.
몸은 떨리고 걸음도 부자연스러운 노쇠한 대 학자.
그러나 연구결과발표시 그의 음성은 20대의 음성이었고
발음이 정확하여 그의 발표는 나같은 외국인에게도 너무나 편안하게 들렸고
언변의 깔끔함은 그 누구도 따라갈수 없어보였다.
이분이 5년후에도 이렇게 발표할 수 있을까.

그러고 생각해보니 이 두 분 모두
60회생일 conference (at Oxnard California)
70회생일 conference (at USC campus)
에도 참석하셨던 분들이다..
그 당시를 기억해보니 참으로 날렵한 몸매에
건강한 모습이었던게 생각나서
잠시 슬픔에 잠기기도 한다.

이어진 만찬에서 드뎌 Dr. Welch를 만났다.
사실 이틀 내내 그의 안부가 궁금했었다.
자리에 누우셨는지, 심지어 돌아가신건 아닌지...걱정을 했었다.
놀랍게도 안구를 레이저로 수술하여
며칠간 누워있었고
만찬장에는 휠체어를 타고 오셨다.
그 모습을 보니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와인 탓인가..
그 부인을 만나 끌어안았고
함게 참석한 두 딸들과도 인사했다.
큰딸은 날 기억하지 못했고 둘째는 날 기억하는듯 했다.
물론 부인은 우리 가족의 안부까지 물어보며 날 신기한 사람이라며 자기 딸들에게 소개했다.

Andrew Klapper가 Dr. Welch의 휠체어를 꽉잡고 수발을 들었다.
Dr. Klapper의 인간적인 모습이 보여 참 좋아보였다.
부인은 슬며시 그냥 두면서도 항상 상황을 살피었다. 두딸과 함께..
만찬장에서는 Klapper가 Dr.Welch의 한쪽에 내가 또다른 한쪽에 앉았다..
또 언제 이렇게 옆에 앉아볼수있을까..
그러고보니 이 만찬장에는 Information Theory Society에서
Shannon Award 받은 사람만 5명이다.
지도교수 Dr. Golomb이 제일 먼저이고 (85년 이쪽저쪽으로 기억한다)
그 다음이 Dr. Viterbi 와 Dr. Berlekamp (90년대일것이다)
그 다음이 2003년 Dr. Welch
작년에 Dr. MacEleice...

참, 그리고 70회생일 conference proceeding의 서문을 써준 Dr. Berlekamp가 왔다.
그당시 나와 여러번 통화한걸로 날 기억하고있었다..어찌나 반가운지..ㅎㅎ

형식적으로는 CSI Director가 제일 먼저 이야기했고
그다음이 EE-SYSTEMS DEPT의 학과장
그리고 공대학장이 Dr. Golomb의 놀라운 면에 대한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좌중의 분위기를 잡았고
마지막으로 Dr. Viterbi가  Dr. Golomb과의 50년 관계를 간단히 요약하면서
만찬행사를 마쳤다. 그의 이야기속 한가지 일화.
50년전 MIT에서 석사를 마치고 JPL에 Dr. Golomb이 section chief로 있는
Division of mathematical communications research에 취직을했다.
박사과정을 밟고십지만 MIT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다.
한 여인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 여인은 Mrs Viterbi로 자리에 같이 앉아있었고
좌중은 감동의 박수를 쳤다..] 처음 Caltech에 문의를 했다.
그러나 part-time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Dr. Golomb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USC에서 공부하라고 하면서
친절히 박사과정을 할수있도록 도와주었다.
[공식적인 지도교수는 영상처리분야의 유명한 text를 쓰신분이지만 일찌기 USC를 떠나셨다..]
너무나 감사한다..

그는 현재 Viterbi Chair Professor직을 만들어 전  세계에 4명의 연구를 support하고있다.
연구비에 구애받지말고 하고픈 연구를 할수있도록 하자는 취지란다.
향후 이 수혜자를 30명까지 늘릴 계획이란다.
첫번째 수혜자가 Dr. Golomb이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Million dollor를 USC에 기부하여
공과대학 이름을 USC School of Engineering에서
Viterbi School of Engineering으로 바꾸었다..
Caltech에서는 얼마나 배아플까..ㅎㅎ

마지막으로 Dr. Golomb이 인삿말을 했다.
비행기를 타고 지구 반바퀴를 돌아 이자리에 참석한
친구들, 포닥들, 제자들, 동료교수들, 그리고 논문공저자들에게 환영과 감사를 표하였다.
그 첫번째로 한국에서 참석한 내 이름을 호명했다.
그리곤 Guang, 그리고 Tor..

만찬이 끝나고 내가 Mrs Golomb의 팔장을 꽉 끼었다.
Golomb부인은 참석자 중 어느분과 수다를 떨고있는 중이었다.
내가 팔장을 끼자 수다를 멈추지않고서
내가 낀 팔에 힘을주어 날 꽉 잡았다..
그리곤 거의 20분 넘게 수다를 계속하셨다..
그리고 날 보더니, 이제 우리가 다시 언제볼지 모르지만
건강하고 행복하라고 하셨다..
난 그게 무슨말이냐고 하였다. 곧 다시 또 볼거라고 응답은 하였지만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최근 10여년은 몸이 불편하여 꼭 함게 다니던 해외 학회여행도
함께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다.
항상 건강이 어떠한지 걱정이 된다..

호텔방에 돌아와 두어시간을 목놓아 울었다.
이 대가들도 시간을 거스를수 없음이 어찌 서글픈지..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천재들,
학문적 위대함이 온 세상을 놀라게하는 위대한 교수들과 창업자들..
삶과 죽음이 그토록 절대절명으로 느껴진적은 없었다.

다음날 토요일은 organizer의 sesseion.
Tor의 발표에 이어 Guang이 발표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발표했다..
그 발표준비를 위해 밤을 꼬박 새웠다.

감동적인 workshop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편에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감동을 줄수있을까를
생각해보니 부끄럽기 짝이없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게시판 로그인시 주의점 admin 2016.02.17 10718
» 2007년 지도교수 Dr. Golomb의 75회 생신기념 학회 참가기입니다. - 저 아래에서 퍼왔고 일부 수정했습니다.^^ 송홍엽 2014.01.20 50693
공지 국내외 학회 참가 후기 작성에 관한 조언 (모든 연구실 멤버는 국제학회 참가 후 여기 후기를 올리세요^^) 송홍엽 2008.07.24 33150
143 후기란 송홍엽 2004.02.10 4904
142 겨울 엠티 후기 윤성준 2004.02.06 4881
141 논문 송홍엽 2004.06.14 4875
140 이게 사실일까? 이렇게 해도 될까? 송홍엽 2006.12.06 4867
139 Re..연구실 모임 후기(homecoming) 진석용 2006.05.16 4861
138 ISIT2004 참가후기?? 송홍엽 2004.07.08 4858
137 민방위교육 유감 송홍엽 2006.06.23 4842
136 2004년 2학기 졸업연구를 원한다면 송홍엽 2004.06.12 4830
135 게시판은 뜸하지만, 다들 잘 지내시죠? [1] 김태의 2009.10.30 4816
134 여름MT 및 하계종합학술발표회 후기 조기천 2004.07.21 4814
133 이산수학 스터디 시작한날 송홍엽 2004.03.23 4809
132 Re..홈페이지 이전 테스트 (Public Board) SY Jin 2003.01.29 4800
131 [old] 최기훈 2000/01/29 MT를 갔다와서.. webmaster 2001.09.21 4794
130 연구실 모임 후기(homecoming) 송홍엽 2006.05.16 4787
129 (방장 알림말)대학원 유의사항 2006.3.16 진석용 2006.03.16 4785
128 [펀글] 정부, IPTV 시행령 제정한다. 송홍엽 2007.12.16 4779
127 ISIT 2004 참가기 김준성 2004.07.20 4779
126 and the earth....from space... [1] 송홍엽 2002.10.12 4765
125 4월 30일 (일요일) 정전 진석용 2006.04.19 4753
124 어제사진 송홍엽 2004.05.16 4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