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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소식

GolombFest70 참가기 (첨부완성)

2002.07.16 14:24

송홍엽 조회 수:5403 추천:271

2002년 5월 29일, 며칠간의 잠 부족에도 불구하고, 난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이 수연이와 함께하는 여행이어서만은 아니었다. 약 5년 반만에 다시 돌아가보는 로스엔젤레스, 그리고 USC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좀더 정확한 표현일것이다. 로스엔젤레스. 나에게는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공항에서 렌트카를 운전하고 시내로 들어가는길은 여전히 수많은 차량으로 거북이걸음을 하고있었다. 오렌지카운티의 이모님댁에 들러서 수연이를 맡기곤 바로 USC근처의 downtown Radisson Hotel로 향하였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희관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첫날 (도착하는 날) 저녁은 USC에 유학하고있는 연세대학교 동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참이었다. 올림픽가에 있는 썰렁한 중국음식점은 그 옛날의 느낌을 정확히 전달하였고, 민밋한 음식맛이 이를 충분히 거들었다. 조금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나름대로 잘 적응해가며 졸업을 앞둔 후배들도 있었고, 이미 직장을 확보한 후배들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은 이렇게 무정한 것인가. 이들로부터 예전의 선후배와 함께 느끼던 정을 느끼기에는 시간의 차가 너무 크기만 하였다. 희관이와 능수만이 그래도 이전부터 소식을 주고받던 사이였다. 그날 저녁, 바쁘기만할 능수를 데리고 글렌데일과 파사데나를 찾아가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옛 기억을 잠시 되살려보았다. 호텔에 돌아오니 노종선교수 역시 저녁식사를 마치고 들어와있었다.

목요일 오전이 밝아서 GolombFest70이 시작되었다. 반가운 사람들을 다시 만났고, CSI의 Milly는 특히나 반가왔는데, 자기도 그러했는지, 나를 꼭 끌어안아서 적잖이 당황했지만, 그 아줌마가 그리하지 않았으면 많이 섭섭했으리라. 뭐니뭐니해도 가장 반가운 사람은 Dr. Taylor였다. 그새 5년이란 세월이 흐른것을 이렇게 잘 표현할수 있을까. 그는 정말로 많이 변해있었다.
Dr. Kumar는 이번 conference의 opening comment를 하였고, Milly와 Mayumi가 소개되었다. 그리곤 바로 발표가 시작되었다. 모두들 Dr. Golomb의 70회 생일을 축하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어떤이는 희한한 생일선물을 들고온 사람도 있었다. 그날 저녁, 생일축하 만찬이 있었다. 장소는 USC의 교수회관. 학과의 거의 모든 교수들이 참석했고, 예상인원 80명이었지만 100여명이 참석하는 바람에 시간에 맞추어 도달한 Dr. Taylor부부와 몇명을 위하여 즉석에서 테이블을 추가하기도 하였다. 거기에 내가 90년대 초에 학생으로 있을때 Dr. Golomb의 문전에서 secretary로 일하던 Cassey를 만났다. 이게 누군가. 우리는 정말 10년전의 일을 기억해내곤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를 마칠무렵, 공식행사가 시작되었다. 공대학장의 축사에 이어서 Dr. Berlekamp의 이야기, Dr. Viterbi, Dr. Lindsey, Dr. Welch순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때쯤, Dr. Kumar는 TV에 소개된 Dr. Golomb의 인터뷰내용을 소개하겠다며 비디오를 틀었다. 이건 정말로 코믹하게 Dr. Golomb을 parody한 내용으로 연출,구성,촬영,녹음, 모두를 CSI 교수/직원/대학원생들이 함께 모여서 작성한 한편의 농담이었다. 모두들 실컷 웃었고, Dr. Golomb도 흥겨워했다. 이어서 Dr. Golomb의 둘째딸이 Beatris가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를 장시간하였고, 그 사위도 한마디하였다. 마지막으로 Dr. Golomb이 70회 생일을 맞이하는 감격과 각오를 간단히 이야기하면서 만찬은 마무리되었다. 그시간이 9시30분.

금요일엔 더욱 흥미로운 논문발표가 이어졌다. 나와 노종선교수는 본 conference의 proceedings를 출간할 Co-Editor로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래서, 발표자 한사람 한사람씩 인사하는 기회를 가졌다. 물론 proceeding에 논문을 제출해주십사 부탁도 잊지 않았고, 적어도 발표한 참석자들은 모두 흔쾌히 수락하였다. 일부 참석은 못했어도 논문을 제출하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발표할 기회는 없었지만 논문을 제출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LaTeX를 사용해본적이 없다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노교수나 내가 LaTeX작업을 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교과서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들이었다.

Erwin Berlekamp (BCH decoding algorithm)
Abraham Lempel (Sequences)
Andrew Viterbi (Convolution code decoding, CDMA)
Loyd Welch (the welch bound, GMW의 W)
Richard Guy (Number theorist)
Basil Gordon (GMW의 G)
Vladmir Levenshtein (러시아의 수학자)
Harold Fredriksen (De bruijn sequences)
Nadav Levanon (Radar Textbook 저자)
Tor Helleseth
P. vijay Kumar
Oscar Moreno
Herbert Taylor
Guang Gong
Tuvi Etzion
Andy Liu
Thomas Apostol
....

금요일 저녁엔 Dr. Golomb이 미국, 혹은 남가주(서부)지역이 아닌 조금 먼지역에서 참석한 사람들만 선별하여 저녁식사를 조촐하게 초대하였다. 이스라엘에서 날아온 Dr. Lempel, Dr. Levanon, Dr. Etzion,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Dr. Moreno, 서울에서 온 노종선교수, 노르웨이에서 온 Dr. Helleseth, 캐나다에서 온 Dr. Guy, Dr. Liu, Dr. Gong, 나, 그리고 중국에서 온 Dr. Dai, 현재 어디에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Dr. Viterbi와 Dr. Berlekamp도 참석하였다. 포도주와 닭고기로 맛있는 식사와 담소가 이어졌다.

토요일엔 Dr. Golomb의 PhD학생이었던 3명의 발표가 있었고(나를 포함), 맨 마지막으로 Dr. Golomb이 자신의 연구인생 70년을 정리하는 speech를 하였다. 이것으로 2박3일의 GolombFest는 막을 내렸다. 난, 급히 서둘러서 수연이를 만나러 오랜지카운티로 향하였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극적인 생일잔치였다. Dr. Taylor를 6년만에 만났고, Cassey를 10년만에 만났고, 또한, 희관이가 Dr. Golomb의 제자로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과 재회하는 기쁨을 나누었다. 또 언젠가 다시 만나리라. Dr. Golomb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See all of you in GF80 !"

Snapshots of GolombFest70, Los Angeles, California, May 30 - June 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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