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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소식

ISIT 2004 참가기

2004.07.20 02:53

김준성 조회 수:4801 추천:238

ISIT는 International Symposium on Information Theory 약자이다. 흔히 IEEE의 transanction 저널 중 가장 권위있는 분야로 Information Theory를 일컫고, Conference로는 isit를 꼽는다. (Communication이 그 다음이다)
(민호형의 ISIT02 참가기에서 인용)

이번 ISIT 2004는 미국의 시카고에서 6월27~7월2일까지 열렸다. 우리 연구실은 민호형과 유창이형의 두편의 논문이 실렸으며 각각 나와 윤표형이 발표할 예정이었다.

6월 26일 오전 미국을 항하여 출발하였다. 처음 해보는 해외여행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떠나기 전날까지 발표준비도 하고 이것저것 여행 준비를 하는 바람에 잠을 많이 자지 못해서 매우 피곤했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푹 자려고 했지만 좌석이 상당히 좁고 불편해서 13시간이상 비행하는 동안에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시카고에 도착한 첫 느낌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는 것이었다. 첫날 도착하여 식사를 하기 위해 모두 함께 시카고의 가장 큰 거리인 Michigan Avenue를 걸었는데 사람들만 외국인일뿐 마치 서울의 번화가를 걷고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외국에 나와있다는 느낌은 그다지 받을 수 없었고, 집에 돌아 올 때 쯤에는 오히려 마치 집 근처를 돌아다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까지 가질 수 있었다. 근처의 피자집에서 시카고에서의 첫 식사를 하였다. 나쵸와 피자를 시켰는데 나쵸의 생각보다 많은 양이 만족스러웠다.

다음날인 27일부터 본격적인 학회가 시작되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들을 찾아가면서 들어보았다. 전체적으로 순수한 대수학적 부호이론보다는 Turbo나 LDPC code 쪽으로 많은 결과들이 발표되었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이미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모처럼 학구열에 불타오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학회 참가의 또다른 즐거움은 평소에 책이나 논문에서 이름으로만 볼 수 있었던 유명인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분위기에 익숙해지지 못하여 잘 모르고 지나쳤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의 명찰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고 우연히 익숙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눈에 띄어서 '아...저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구나...' 하며 한동안 빤히 쳐다보곤 하였다. 겉보기에는 모두 정말 평범해보이는 사람인데...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를 일이다.

학회에 참가하며 틈틈이 시카고 시내를 구경하였다. 시카고는 건물들이 조경에 많은 신경을 써서멋지게 지어져 있어서 사진으로 찍어서 남기고 싶은 곳이 많았다. 강에는 유람선도 떠다니고 특이하게 버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출퇴근용 배도 지나다녔다. 한번 타보고 싶었으나 잘못 탔다가 어디에 떨어질지 몰라서 못탔다. 시카고는 오대호 중 하나인 미시간호 옆에 있는데 번화가에서 대략 지하철 한정거장 정도만 걸어가면 바로 미시간호를 볼 수 있었다. 말이 호수지 갈매기도 날아다니고, 면적도 남한이 폭 빠질 정도이니...완전히 바다 같았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시카고의 전경은 정말 그림처럼 멋있었다. 시카고는 대도시이면서도 공기도 맑고 호수 등의 주변 환경이 굉장히 좋고, 여러가지 공원이라든가 박물관 같은 시설들이 잘 되어 있어서 굉장히 부러웠다. 다만 왕년에 알카포네가 설치던 갱들의 도시라 밤에는 위험하단다. -_- 우리도 겁을 먹고 해가 지고 나서는 밖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나의 presentation은 7월 1일 목요일에 오전에 있었다. 논문 제목은 "Minimum distance bounds for irregular QC-LDPC codes"였다. 처음으로 외국 학회에 참석하여 하는 발표인데 하필 미국 본토로 가서 혀짧은 영어로 발표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다행히 발표는 큰 문제없이 잘 마칠 수 있었다.

다음날인 7월 2일 아쉬움을 뒤로 하고...이코노미 증후군과 세관 통과의 공포(특히 평소 왕성한 소비활동을 자랑하는 J모군)에 떨며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타며 학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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