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7 21:52
‘천만달러 소녀’ 미셸 위 “우승보다 올 A학점 탐나요”
낮에는 골프, 밤에는 공부…“美 스탠퍼드대 학점 따기 정말 힘들어요”
9일 LET투어 두바이때는 새벽1시~3시까지 시험 치르고 대회 출전
지난 학기에는 모두 B+ 학점을 받아 기분이 언짢았어요. 이번 학기는 한 과목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모두 A학점을 기대하고 있죠. 그렇게 된다면 우승한 것보다 더 기쁠 것 같아요."
유럽 여자프로골프투어(LET) 시즌 마지막 대회인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골프천재' 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47)씨는 "공식적인 행사 없이 발목부상 치료 등 개인적인 용무를 위해 귀국한 만큼 조용히 왔다"면서도 "미셸 위가 이번 학기에 시험을 잘 봐 어느 때보다 들떠 있다"고 귀띔했다.
2007년 9월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커뮤니케이션 전공)에 입학한 미셸 위는 현재까지 총 75학점을 이수한 상태로 4.0점 만점에 평균 평점은 3.45점(B+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우승생 수준이다. 이번 학기 수강과목은 전공인 커뮤니케이션Ⅰ·Ⅱ와 통계학 등 3과목의 15학점이었다.
"기분이 들떠 있는 것은 어려운 통계학 시험을 잘 봤기 때문이에요. 이번 시험 때 120문제 중에 113개를 맞혔어요. 자신할 수는 없지만 이정도면 당연히 A학점이 기대되는 성적이죠. 전공인 커뮤니케이션Ⅰ·Ⅱ의 시험도 잘 봤어요. 특히 전공 시험은 두바이 대회 때와 일정이 겹쳐 애를 먹었어요. 그렇지만 두 과목 다 A학점이 기대되요."
미셸 위는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 1라운드가 열린 9일 새벽엔 이메일로 시험지를 받은 뒤 미국 본토의 동급생들과 동시간대인 오전 1시부터 3시까지 커뮤니케이션Ⅰ시험을 치렀다. 그리고 오전 7시50분에 티샷했다. 또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 12일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커뮤니케이션Ⅱ 시험을 본 뒤 부랴부랴 골프장으로 이동해 낮 12시2분에 티오프했다.
"올 한해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와 골프를 병행했다"는 그는 "하루에 2시간 정도 잘때가 많았다. 호텔 소파에서 숙제를 하다가 시합에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숙제를 해야 할 때도 적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11월 16일 끝난 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데뷔 생애 첫 승을 차지할 때도 공부와 씨름해야 했다. 당시에도 밀린 숙제와 시험 때문에 최종 라운드 전날 밤에도 자정까지 공부를 한 뒤 다음날 대회에서 우승했다. 힘이 들더라도 골프와 학업을 병행해 반드시 스탠퍼드의 학위를 받을 생각이라는 게 미셸 위의 확고한 의지다. 이제 '주경야독'은 미셸 위의 또 다른 별명인 셈이다.
한편 미셸 위는 이번 방한 기간 서울 강남의 한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발목 부상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작고한 할아버지(고 위상규 박사)의 묘소(대전 현충원)를 찾아 성묘한 뒤 23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최창호기자 [c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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