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 Signal Design Lab.

한국어

송홍엽 교수의 잡글

[퍼온글]과학자들은 왜 속이는가

2006.02.07 03:42

송홍엽 조회 수:4479 추천:281

과학자들은 왜 속이는가

[한겨레 2006-02-06 15:54]





[한겨레] 커버스토리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은 실험실 안의 속임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저명한 과학사회학자 해리 콜린스 교수(영국 카디프대학)가 황 교수 사태를 지켜보며 <한겨레>에 장문의 원고를 보내왔다. 카디프대학에서 지식·전문기술·과학(KES)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콜린스는 사회학의 시각으로 과학을 이해하는 과학사회학 분야의 권위자다. 여러 나라에서 널리 읽힌 <골렘> <닥터 골렘> 등을 저술했다. 그의 글은 황 교수 사태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 과학 활동을 바라보는 사회학의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과학 실험이 까다로운 일이라는 건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끓는 물에 담근 온도계는 물이 순수하게 정제되고 대기압이 표준상태에 있을 때에만 정확히 섭씨 100도를 나타낸다. 이런 실험을 학교에서 할 때 온도는 섭씨 1도나 2도 정도 차이가 날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학생들에겐 결과값이 100도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얘기해준다. 그러니까 바로 시작부터, 실험은 실제 그런 것보다 더 쉬운 일이라 생각하고, 소소하게 속여 보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천재 부각 수십년 노력 묻혀


교과서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학자 집단을 상대로 규명하고 입증하기까지 50년이나 걸린 성가신 연구결과가 마치 천재 한 명에 의해 한두 달이면 끝나는 것처럼 묘사된다. 나의 공저 <골렘>에서, 우리 공저자들은 이런 점을 다 설명했지만 과학에 대해 널리 퍼진 이미지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뛰어난 개인들은 결정적 요소로 여겨지며, 더 큰 집단 안에서 합의를 구축하려는 오랜 각고의 노력은 결정적 요소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속임은 별 생각없이 시작될 수 있다. 교실에서 그리고 교과서에서 속임은 단지 무엇을 단순화하는 것 이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큰 팀들로 이루어진 생명과학계에서, 부하 연구원들이 당신이 듣고 싶어하는 바를 당신한테 말할 때 단지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그 연구원들이 내놓은 결과물들을 따져보지 않는 것이 바로 속임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유명한 실험들 가운데 하나인 밀리칸의 전자 연구(1923년 노벨상 수상)는 결과에 대한 ‘자유분방한 해석’과 관련된 것이다. 밀리칸의 실험노트를 보면, 그의 발견과는 배치되는 데이터도 일부 나타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무시했다. 밀리칸의 경우, 그가 했던 일은 지금에 와서 뛰어난 과학적 선견지명으로 간주된다. 왜냐하면 과학자 집단은 결국에 그가 옳았음을 입증했기에 말이다. 완두콩의 형질 유전에 관한 멘델의 선구적 연구도 이와 비슷하다. 멘델은 그가 성취했노라고 말한 연구결과(그것은 너무도 그럴듯해서 진실이라고 믿기 어려울 지경이었다)를 아마도 성취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시된 바 있다.

멘델과 밀리칸의 데이터에 나타난 모순은 그들이 숨지고 오래 지난 뒤에 역사학자들이 그들의 실험노트를 다시 살피기 시작할 때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황우석 교수의 속임수는 곧바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황우석 사태가 과학의 실패를 보여주기보다는 과학의 성공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황우석 사태는 현대 과학이 훌륭하게도 자기 규율하는 활동임을 보여준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제 좀더 자세히 그것이 진실인지 살펴보자.


멘델도 숨지고 오랜 뒤 검증


널리 알려진 미디어 과학자들, 정부 자문인들, 학술저널의 편집자들 같은 과학의 ‘대변인들’은 종종 두 가지의 주요 메커니즘이 과학적 결과를 보증한다고 말한다. ‘동료심사’와 ‘실험결과의 재현’이 그 두 가지다. 그러나 여기서(황우석 사태에서) 우리는 동료심사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가장 엄격한 동료심사 체제 가운데 하나를 갖춘 최고의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황 교수의 논문을 출판했고,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그를 옹호했다. 마침내 사기가 인정됐을 때, 동료심사 체제가 사기를 막아줄 방어수단이 될 수 없음도 함께 인정됐다. 동료심사는 실험실의 실험노트를 재분석하는 것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그건 너무나 어려운 일일 테니까. 확실히, 동료심사는 다른 사람들의 실험실 방문이나 연구 보조원들의 상호검증, 또는 법정에선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질 어떤 절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또 동료심사는 준사법적 행위들에 관여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치러야 할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고 너무도 서투를 수 있기에, 과학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분명하게 문제의 실험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설사 실험실을 방문한다 하더라도 실험이 때때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이상을 보지는 못할 것이다. 방문자가 현장에 있는 그 날이나 그 주에는 실험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심사자들은 검증해야 할 제출논문에 대해 요약되고 간추려진 설명밖에 들을 수 없고, 자신들이 진실을 판독하고 있는 것인지, 또는 누군가가 연구성과를 교묘하게 조작했는지 말할 수 없다.

또한 실험 재현을 통한 연구결과의 검증은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 실험을 하려면 자원이 필요하고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다. 자원들을 갖출 수 있다 하더라도 연구결과를 확인하는 데 실패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그 실험자들이 올바른 기술이나 적절한 행운을 지니지 못했을 거라는 추정을 한다. 과학자들은 그들 중 일부만이 ‘황금 손’을 지녀 실험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 같은 일부 과학자들이 단지 실험실에 나타나는 것만으로 모든 실험 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점을 기꺼이 인정한다. 그것은 왜 빛 속도의 불변성 같은 ‘단순한’ 발견들이 과학자 집단에 수용되기까지 거의 반세기 가까이 걸렸는지를 말해준다. 과학자들이 서로 다른 이들의 실험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그 주장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여지는 끝없이 존재했다.

비록 황 교수의 속임수가 곧바로 드러났지만 그것은 동료심사 덕분도 아니었고 실험의 재현 시도 덕분도 아니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게 아니다. 그가 발각된 이유는 그 자신의 실험실에 있던 누군가가 그 사실을 대중에 알렸기 때문이었다. 황우석 사태는 사회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바를 보여준다. 즉, 과학적 성공의 결정적 요소는 ‘신뢰’라는 것이다. 신뢰가 없다면, 모든 실험자들은 자신이 들어온 모든 것들이 진실임을 확신하려면, 과학 역사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해야만 할 것이다. 신뢰가 없다면 과학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멘델과 밀리칸으로 되돌아가 생각할 때에, 황 교수는 아마도 자신의 일이 발각되기 전에 그나 (연구팀의) 다른 이가 복제를 완수하리라는 확신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내부 제보자가 없었다면 황 교수 자신이 그 결과를 성취했든 못했든 아마도 그는 여전히 개척자로 여겨졌을 것이다.


과학자는 ‘스타’ 꼬리표 떼야


아직도 남은 수수께끼는 왜 황 교수처럼 이미 유명한 과학자가 그런 엄청난 방식으로 도덕적 규율을 깨뜨리고자 했는가다. 과학을 온전하게 유지하는 신뢰 구조에 그는 왜 노골적으로 모험을 걸었을까. 참된 발견을 이루는 짜릿함이 있기에 과학은 가치있는 직업이 된다. 데이터를 단지 날조해내기만 해서는 그런 짜릿함을 결코 맛볼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비록 소규모의 진실 왜곡이 널리 퍼져 있고 때때로 그것이 사태 진전에 보탬이 된다면 용납되기도 하지만, 대규모 사기극은 여전히 과학계에서 드문 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늘날 생명과학에서 선도적 과학자들은 팝 스타들처럼 대접받는다. 스타가 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보다 중독성이 더 큰 모양이다. 우리는 과학자를 훌륭한 직업을 지닌 전문가로 여기고 그들한테서 유명인사 목록은 떼어내는 예전으로 돌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어떤 방식의 사회구성이 신뢰를 제대로 평가하고, 다른 모든 고려사항들에 앞서 일을 잘 한다는 내적 만족에 이르게 할지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과학에서 진정으로 바라는 바는 복제된 세포들보다도 훌륭한 삶의 본보기일 것이다.

번역 오철우 기자






▶ 영어 원문


THE HWANG AFFAIR: WHY DO SCIENTISTS CHEAT?
HARRY COLLINS


It is not widely known that scientific experiments are difficult. For example, a thermometer dipped into boiling water reads exactly 100 degrees only if the water is purified and the atmospheric pressure standardised. When the experiment is done in schools the readings will vary by a degree or two but students are still told they have proved the result is 100. Right from the beginning, then, it is implied that experiments are easier than they are and we are encouraged to cheat in small ways.

Likewise, in the textbooks a messy result that took 50 years to clarify and prove to the scientific community is described as though it involved a month or two's work by a genius. In our book `The Golem' (see also `The Golem at Large' which is about technology, and `Dr Golem,' which is about medicine), we explain all this but the widespread image of science remains the same. Brilliant individuals are taken to be the crucial ingredient, not the long and painstaking work of building consensus in the wider community.

Cheating, then, can begin innocently. In the classroom and the textbook it seems little more than simplification. In biological science, with its large teams, cheating need involve no more than not checking the results of subordinates with enough care when they tell you what you want to hear. One of the most famous experiments ever -- Millikan's investigation of the electron for which he won the Nobel Prize in 1923 -- involved a `liberal interpretation' of the results. Millikan's notebooks reveal some data that contradicted his findings but he ignored them. In the case of Millikan, what he did now counts as brilliant scientific foresight because the community eventually showed that he was right. Something similar applies to Mendel's pioneering work on inheritance of characteristics in peas. It has been shown that Mendel could not possibly have achieved the results he said he had achieved -- they are too good to be true.

The inconsistencies in Mendel's and Millikan's data were not uncovered until historians re-examined their notebooks long after they were dead. Hwang's subterfuge was uncovered quickly and because of this some have suggested that the affair represents a triumph for science rather than a failure. It shows, they say, that modern science is a magnificently self-regulating activity. Let us look more closely and see if this is true.

Science's `spokespersons' -- the well-known media scientists, the advisors to governments, the editors of journals, and so forth -- usually say that scientific results are assured by two main mechanisms: peer review and replication of results. But here we see that peer review did not work. Science, a top international journal with one of the most stringent peer-review systems, published Hwang's claims and continued to defend them up to the last minute. When the fraud was finally admitted it was also admitted that the peer review system cannot safeguard against cheating. Peer review does not allow reanalysis of laboratory notebooks -- this would be far too difficult. It certainly does not allow visits to others laboratories, cross-examination of research assistants, or any of the procedures that would be thought normal in a court of law. And it cannot engage in quasi-legal practices because it would be too costly, too time-consuming, and too clumsy; it would kill science. In any case, a visit to a laboratory by someone who, by definition, has never done the experiment in question, may reveal no more than that the experiment only works now and again. It may not work on the day, or week, the visitors are there. For good reasons, then, peer reviewers have nothing but the condensed and digested account of the submitted paper to examine and, from this, they cannot tell if they are reading the truth or if someone has skillfully fabricated the findings.

The testing of results by replication can also take decades. Experiments need resources and they need immense skill. Even if the resources can be gathered, if someone fails to confirm a result the first assumption is that they lack the right techniques, or the right luck. Scientists readily admit that some of them have `golden hands' and can make an experiment work, and for some, such as the famous theoretical physicist Wolfgang Pauli, their mere presence in the laboratory stops anything working. That is why `simple' findings, such as the constancy of the velocity of light, took nearly half-a-century to be accepted by the scientific community. There was endless room for scientists to find flaws in each others' experiments and to question their claims.

It is not surprising, then, that though Hwang's subterfuge was quickly revealed it was not a result of peer review or attempted repetition of his experiment. He was found out because someone in his own laboratory brought the facts to public notice. What the Hwang affair shows is what sociologists have long known -- a crucial ingredient of the success of science is trust. Without trust, every experimenter would have to start by repeating the entire history of science to make sure everything they had been told was true. Without trust there could be no science. Thinking back to Mendel and Millikan, Hwang might have felt certain that either he or someone else would accomplish the cloning before he was found out. Without the informer Hwang could have been seen as the pioneer whether or not he himself achieved the result.

The puzzle that still remains is why a scientist already as famous as Hwang would break the moral code in such a big way. Why would he so blatantly risk the fabric of trust that holds science together? The thrill of making genuine discoveries is what makes science a worthwhile profession. There is no thrill if you simply invent your data and that is why large scale fraud remains rare in science even if small scale bending of the exact truth is widespread, and occasionally forgivable if it speeds things along.

In today's biological sciences leading scientists are treated like pop stars. Perhaps being a star is more addictive than discovering new things. Maybe we should go back to treating scientists as professionals with a noble calling and leave them off the celebrity list. Perhaps we need to think about what kinds of social organisation leads to a valuing of trust, and the intrinsic satisfaction of doing things well above all other considerations. Indeed, perhaps what we need from science, even more than cloned cells, is an example of how to live a good life.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한겨레 기사목록 | 기사제공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논문에 영어작문 주의사항 몇 가지 송홍엽 2008.05.22 7704
공지 젊은 학부생 여러분에게... 송홍엽 2008.11.20 5485
공지 우리학과 대학원생 모두에게 (특히, 박사과정들에게) 하고싶은 말입니다. 송홍엽 2014.01.20 5402
69 [펀글]수학의 open problems 모음. 송홍엽 2008.07.30 4190
68 김정한 교수의 '창의적 수학교육' [1] file 송홍엽 2008.06.20 5942
67 [펀글] 전화기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누구인가 송홍엽 2008.05.23 5933
66 암호이야기 송홍엽 2008.05.21 2898
65 [펀글] 추장의 선언 [1] 송홍엽 2008.02.22 6779
64 [펀글] 한반도 운하 건설을 반대하며 송홍엽 2008.02.20 3191
63 [펀글] 교육의 의미 송홍엽 2008.02.19 2872
62 [펀글] 조선일보 1월2일 사설: 교육개혁 송홍엽 2008.01.03 2882
61 대학원생 생활 가이드 [퍼온글] 송홍엽 2007.10.11 8136
60 [퍼온글] 명왕성 이야기 송홍엽 2007.05.23 3841
59 연구실 멤버들에게 송홍엽 2006.11.30 3594
58 학위논문작성시 주의점 송홍엽 2006.09.24 4021
57 Re..학위논문작성시 주의점 송홍엽 2006.09.26 3656
56 [펀글-조선일보] 대중적인 책 내면 ‘이단아’ 취급 송홍엽 2006.09.18 3302
55 대수학과 선형대수학 송홍엽 2006.05.16 3686
54 수학자와 공학자 송홍엽 2006.05.09 4528
53 [퍼온글] 명왕성 이야기 송홍엽 2006.04.26 5292
52 Outlook Express Backup [1] 송홍엽 2006.03.04 4869
51 [퍼온글] 애플컴퓨터 로고의 유래(?) 송홍엽 2006.02.09 5804
» [퍼온글]과학자들은 왜 속이는가 송홍엽 2006.02.07 4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