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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엽 교수의 잡글

연구실 멤버들에게

2006.11.30 13:15

송홍엽 조회 수:3792 추천:321

모두에게 보낸다.

갑자기 생각나는 몇 가지를 이야기 하려고 이 글을 쓴다.
문제는 너희들의 논문발표를 위한 연구과정/작성/제출 등등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일어나고있는 논문조작, 중복발표 등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졸업을 하려면 대외적인 발표논문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학과 내부규칙으로 정해졌다.
이렇게 정한 이유는 너희들의 졸업논문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만일 어떤 교수님이 어떤 이유로 석사 혹은 박사학위를 남발한다면 이는 그 교수와 해당학생 뿐만 아니라
학과 전체에 돌이킬수없는 신뢰상실로 이어질거다. 그렇다면 학위에 걸맞는 연구결과인지를 검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도교수가 결정하는거다. 이럴때 문제는 그 결정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주어야한다는 점이다. 그 교수가 몸담고있는 research community에서 그 사람의 결정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향후 그 연구실의 졸업생은 모두 학위논문연구의 quality를 의심받게 될거야. 실제로 성실하고 정확한 많은 교수님들이
적절한 수준의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를 하고 학생을 졸업시키지만, 인간인지라 때론 쉽지않은 유혹에 시달릴수도 있구나.
여러가지 설명하기 힘든 이유로 자기생각엔 도저히 학위논문인정이 안되는데도 졸업을 시켜야만 하는 경우 혹은
졸업을 시켜주고싶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단다. 이를 최소한으로 막아보자는게 대외검증이다. 즉, 학위논문연구결과를
대외발표하여 외부 심사위원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지. 그래서 우리 학과에서도 박사과정은 해외 유수 저널에
첫저자 혹은 교신저자급으로 2편 이상의 논문 발표를 요구하고있다.

예전에는 그저 논문 한편이면 되었단다. 첫저자이건 둘째저자이건...
내 기억에도 예전에는 그저 둘째나 세째로 끼워넣어진
저자로 논문 1편으로 졸업하고 박사 칭호 받는 사람이 많았었단다..
이젠 첫저자로 못박았으니 끼워넣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박사과정은 첫저자로 논문을 2편 혹은 그 이상 발표해야하는데
만일 박사과정 2명이서 공동연구를 했다고 하자.. 어떤 결과가 나와 논문으로 제출할때
누구를 첫째저자로 하는게 좋을까.. 문제를 제기한 사람? 그 문제를 해결한 사람? 참으로 애메한 문제다.
가장 좋은 건 모든 문제를 박사과정이면 1인 혼자서 연구하는게 자연스러운 이유이기도 하다.

박사과정과 석사과정 이렇게 둘이서 연구했다면, 지도교수인 내가 적절히 두사람의 contirbution정도를 참작해서
첫저자를 정해줄 수도 있지만 박사과정 둘이라면 참 힘든일일거다..

교수들 끼리도 비슷한 문제는 참 자주 일어난다. 두세명이 공동연구를 했을때
어떤 결과를 얻으면 누가 첫저자를 할건지가 중요한 일이다. 대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첫저자이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교신저자를 하기도 하지만 꼭 그런건 아니다.

어떤결과를 발표할때 저널에 할지 conference에 할지도 중요한 결정이다.
이 두가지는 원천적으로 매우 다른 형태이다. 최근 그 간격이 좀 즐어드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엄연히 서로 너무다른 형태임엔 틀림없다. 차이점을 말해보자.
저널은 printed serial publication이라 한다. 즉, 그 결과가 영구히 보존되며 세계 어디서든지 그리고 누구든지 필요할때 다시 찾아볼수있도록 하는게 제일 중요한 목적이다. conference발표는 어디까지나 구두강의발표이다. 즉, 발표장소에 한정된 것으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을 대상으로 발표하는거다. 요즘 proceedings가 고도화되고 인터넷이 발달하여 실제로 참석하지 않았어도 결과를 볼수있어지게 되었기 때문에 저널과 거의 비슷해지고 간격이 좁아졌다는 말이었지만, 그래도
conference 발표는 어디까지나 대상자가 참석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서로다른 2개 이상의 저널에 동일한 논문을 발표하는건 중복게재로서
학문적 행위의 비윤리성이 확연해지지만, 2군데 이상의 conference에 발표한다면 중복발표라는 말이 조금 잘 안맞을것이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만일 하필 그 동일한 2군데의 conference에 참석한 참석자들에겐 중복발표가 되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매우 중요한 연구 결과들은 실제로 여러곳의 conference에서 발표되기도 한다.
이는 저널에 게재되기전에 더 많이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기도 하고
비슷한 분야의 여러 학술대회 운영자들이 hot item으로서 해당발표자를 초청해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Andrew Wyle교수의 Fermat last Theorem증명은 아마도 수십번 conference에서 발표되었을거다. 그러나
논문은 단 한편 발표되었지. 그 심사기간이 아마도 4-5년쯤 걸렸을거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각자 자신의 연구에 몰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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