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라 하면 모두들 이성에 대한 열정을 가장 많이 생각합니다.
오늘 난 다른종류의 열정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싶습니다.
바로 "학문에 대한 열정"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린시절 "공부"해야만 하는 시기를 지납니다.
이게 문젭니다. 그 사람의 "학문에 대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말살시킵니다.
모두는 아니지만 그렇다는 얘깁니다.
내가 짧지 않은 미국생활에서
보고 배운게 있다면 내 주위 대학원과정생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입니다.
내 지도교수와 그 주위 사람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입니다.
난 그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그리로 돌아가고파 합니다.
적어도, 이곳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잘 안되지만)
내가 서울에 와서 즉각적으로 느낀점은 바로 학문에 대한 열정의 부족입니다.
내 주위의 일부교수들이 그러하고, 일부 대학원생들이 그러하고,
외부 학회에 나가보면 타대학의 일부교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싸잡아 비난하고픈 생각은 없지만) 사실은 사실입니다.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며, 어째서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수 없습니다.
학문에 대한 열정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알고자 조차 하지 않아도,
사회적 존경과 심지어 명예도 얻을 수 있는 곳이 우리나랍니다.
지난 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는 Paul Erdos입니다. "에르디쉬"라고 발음합니다.
수학사에 빛나는 수 많은 그의 업적은 차치하고, 내 생각에 가장 큰 그의 업적은
Co-authoring하는 방법을 세상사람에게 전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채
수학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가 visiting하여 수학하면서 일평생을 보냈습니다.
수천편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수백명의 수학자들과 co-author로서 연구한 결과들입니다.
그는 인간으로서 벗어날 수 없는 덧으로부터 자유로왔습니다.
돈, 부귀, 명예, 결혼, sex, 자식, 등등은 절대로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돈 사람이지요. 수학하는것에.
우리가 학문적 이론의 발달을 이야기 합니다.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한심해보입니다.
무슨 때돈을 버는것도 아니요, 졸지에 유명해지는법도 없습니다.
(역사에 빛나는 일부 천재들의 contribution을 제외하면)
조금씩 조금씩 더해지는 과정입니다. 수많은 연구논문이 그러하고,
수많은 저서가 그러합니다. 그래도 5년 혹은 10년이 지나면, 그 내용물이
침전하여 모두가 받아들이는 정설로 체계가 잡힙니다.
사실은, 잘 들여다보면 garbage가 훨씬 더 많습니다. 논문이라고 다같은 논문이 아니고,
저서라고 다같은 저서가 절대로 아닙니다. 좀 더할까요.
박사학위라고 다같은 박사학위가 절대로 아닙니다.
학문적 이론의 발달과정은 참 신기합니다. 정말로 조금씩, 겉 껍질이 벗겨지고,
그 속살이 보일 때 쯤이면, 우리네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집니다.
떨리는 가슴으로 첫애인과 키스하듯이 우리는 전율합니다.
그러한 일을 경험한 젊은이들이 항상 새로운 사랑을 구하듯이
그러한 일을 경험한 학자들은 항상 새로운 연구과제에 몰두합니다.
이것이 바로 순수과학 혹은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의 심경일겁니다.
응용과학이나 공학하곤 쪼금 다릅니다.
나요 ? 그 중간에 있습니다.
성경의 한구절이 생각납니다. 어느 농부의 이야기.
외부인이 다가와 너의 밭을 파보면 금은보화가 뭍혀있다고 알려주지만
그 농부는 도저히 믿을수 없어서 금은보화를 캘 수 없습니다.
세상에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난 그 보물을 알고있지만 내 심정을 같이 나눌사람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우리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겐, 그 금은보화에 대하여 같이 이야기하고싶습니다.
적어도 그들에겐, 진실로 보물단지가 그 안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송홍엽: 이제 다시보니 조금 챙피하군요....^---^ -[04/18-06:44]-
조기천: 순수과학은 정말 흥미있다고 생각합니다..^^ -[04/20-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