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분야는 정보의 내용을 다루는 소프트웨어적 정보처리분야와 정보처리를 위한 도구에 관심이 있는 공학적 하드웨어 분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말하는 정보는 동일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와 바라보는 각도가 판이하여 곧잘 혼동됩니다. 이를 구분하여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차이는 정보의 내용에 관심이 있는가에 있습니다. 공학적 하드웨어 분야에서 정보를 다룰 때는 정보의 발생/획득/표시/저장/전송/제어 등에 관심을 둡니다. 이 분야를 정보이론이라고 부르며, 전송에만 국한한다면 디지털통신이론 혹은 수학적 통신이론이라 부릅니다. 여기에서는 정보의 공학적 특성이 무엇인지, 예를 들면, 아날로그 정보인지 디지털 정보인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시스템 설계를 위하여 원천정보가 음성인지 영상인지 아니면 숫자 등의 데이터인지를 구분하는 정도입니다. 또한 통계적 특성이 어떠한지, 예를 들면, 0과 1의 발생과정이 독립적으로 서로 상관없이 이루어지는지, 아니면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발생하는지 등등에 주된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신호라 할 때, 이 영상이 교육용 영상자료인지, 홍보용 영상자료인지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인의 편지문서인지, 공증을 받아 둔 법적 효능이 있는 증거자료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확률(통계)적인 모델이 가장 중요한 기본모델이 되며, 확률적 해석방법이 중요한 도구로 쓰입니다. 이러한 분야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의 주요한 연구분야입니다. 이러한 분야의 "응용"으로 얻어진 휴대용 이동전화기, 디지털 캠코더, MP3 뮤직 플레이어 등등은 이제 우리 사회의 편리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면에 소프트웨어적 정보처리분야에서 정보를 다룰 때는 정보의 내용에 주된 관심을 두며, 내용의 주제에 따라서 처리방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어느 회사의 인적자원 관리 정보인지 혹은 어느 학교의 학생명단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위의 공학적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큰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러한 분야는 컴퓨터과학의 주요한 연구분야이지만,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정보처리분야의 “응용”은 오늘날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에 힘입어 전 학문분야와 실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총체적으로 정보화라고 부릅니다. 기업경영분야, 의료분야, 영상정보분야, 국가행정분야, 전자상거래분야 뿐만 아니라 기계공학, 화학공학, 토목공학, 등등의 공학 전체 분야에서도 이를 이용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며 실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어느 누구나 자신의 전공분야를 불문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정보처리분야와 친숙해져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우리 대학도 행정전산망의 지속적인 확충으로 학사행정, 교무행정, 연구지원행정 등등, 정보화의 첨단을 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다루고 있지만, 이러한 개념적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위의 두 분야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서로에게 주고받습니다. 정보통신 (Information & Communication) 혹은 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의 세부 분야를 이야기할 때, 위의 논의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