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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엽 교수의 잡글

대학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합니다. 진학....
석사과정, 박사과정은 무엇이고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는 학사학위와 무엇이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을 졸업하면 학사학위가 주어집니다. 이는 해당 전공의 학문영역에서 이제부터 심도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입니다.
지난 수십년 혹은 수백년 전공분야 학문발전을 이해했고, 향후 이를 더욱 발전시켜갈 자격이 있으며,
만일 전공분야의 업무가 주어진다면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을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박사란 어떤 사람일까요.

박사는 우리 사회에서 "만물박사"라는 그릇된 이미지를 가집니다.
예를들어 통신공학(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아서 "박사"가 되면
통신공학(전자공학)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는 참으로 잘못된 편견입니다.

박사란 한 마디로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할 능력을 지닌 사람"입니다.
박사과정이란 그러한 경험을 훈련받는 과정입니다. 박사학위논문은 그러한 훈련과 경험의 첫 번째 결과물입니다.

독립적이라 함은 연구주제의 선택에 관한 문제입니다. 스스로 연구주제를 선택한다는 뜻이며, 선택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연구주제 선택의 기준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국가가 요구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회사/기업체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공학적인 문제해결일 수도 있고, 그저 궁금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회사는 대개 이익을 내기 위한 제품생산을 위해 연구하라고 요청합니다. 이 경우에는 개발과 연구가 자주 혼동되기도 합니다.
국가는 기획으로 설정한 목표를 향하여 연구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하여 학문 발전에 기여하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즉,
순수학문적 호기심으로 연구주제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박사과정에서 택하는 연구주제는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결정하게 됩니다.

연구를 수행한다는 뜻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우선 주제를 선택하고, 연구 진행 방향을 계획하고, 수행에 필요한 팀을 구성하고, 여기에 필요한 경제적 지원자를 찾아야 합니다.
즉, 연구비를 지원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제안서를 작성하여 연구비 지원기관에 제출하고, 필요하다면 심사를 위해 발표도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 공무원이나 정치가들과 만나서 자신이 얼마나 우수한 연구자인지를 설득도 해야하고, 하겠다는 연구주제가 왜 중요한지도 설득해야하며,
다른 기관의 교수나 전문가들에게도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연구비가 지원되고 연구팀이 구성되면 연구 책임자로서 연구를 수행하게 됩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고나서 결과가 나오면 이를 전문가 집단에게 발표하기도하고 (저널이나 학술대회 논문으로)
혹은 특허 출원도하고 산업체에 기술이전도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요약하여 연구비 지원기관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렇듯, 박사라는 호칭은 "독립적 연구수행을 할 수 있는 자"를 뜻하며
박사과정은 연구수행과정이고,
이렇게 때문에 박사과정을 마치고나면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자리"에 취직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우리 대학원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여러분은 이러한 준비를 하고 있나요?

석사과정에게는 이러한 연구주제 선택의 자유는 대개 주어지지 않습니다만, 일단 연구팀에 합류하게되면
어느정도 자유롭게 연구수행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조적인 연구수행 능력을 훈련받게 됩니다.
그래서 석사과정은 절반의 교육과정과 절반의 연구과정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추후, 회사에서 팀에 합류하여 목표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함에 있어서 큰 경험이 됩니다.

우리 전공의 석사과정/박사과정생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스스로의 교육과 연구수행에 전념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