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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엽 교수의 잡글

[일반인을 위한 교양강좌] CDMA 통신기술 (2001.7)

2003.10.13 06:19

송홍엽 조회 수:3657 추천:166

음악소리가 무척 시끄러운 방안에서 두 친구가 칵테일을 한잔씩 들면서 이야기하는 장면을 생각해봅시다.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테니 목청을 높여야겠지요. 통신시스템에서는 이를 가리켜 송신전력을 높인다고 합니다. 듣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을 도와서 한 손을 귀에 대고 수신감도를 높이려고 할겁니다. 이는 수신안테나의 크기를 크게 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먼 우주의 태양계 탐사선으로부터 날라 오는 희미한 목소리를 듣기 위하여 지구에는 초대형 안테나가 있습니다. 직경이 대략 80미터 정도 됩니다. 그 정도 되어야 들리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방안에 더 많은 친구를 들여보냅시다. 단지, 음악소리 등의 시끄러움뿐만 아니라, 옆 사람의 이야기하는 소리 때문에 이야기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중접속(Multiple Access)라는 개념을 도입합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톤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즉, 어떤 커플은 소프라노로 이야기하고, 어떤 커플은 베이스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를 주파수-분할-다중-접속(Frequency-Division-Multiple-Access, FDMA)라고 합니다.

둘째는 시간적으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커플은 일정한 시간동안만 이야기하고 이를 서로 돌아가면서 지키는 것입니다. 이를 시간-분할-다중-접속(Time-Division-Multiple-Access, TDMA)라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으로 2차 세계대전 무렵까지의 다중접속 통신방식의 발전입니다.

사람들은 동일한 시간과 주파수를 사용하면서 더 많은 커플들로 하여금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였고, 그 결과로 생각해낸 방법은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를 부호-분할-다중-접속(Code-Division-Multiple-Access, CDMA) 방식이라고 합니다.

CDMA방식에서는 주파수대역을 달리하지도 않고, 시간구간을 달리하지도 않으면서, 개개의 커플에게만 주어진 "언어(code)"로 훌륭히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원천적으로 전쟁수행목적을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시간과 주파수는 적과 내가 모두 알고있는 숨길 수 없는 자원이지만, 서로 다른 언어는 이를 개발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아들을 방법이 없으므로, 비밀리에 대화를 하기에는 안성마춤이었습니다.

이 기술은 난이도가 무척 높아서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상용화의 가능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최초의 상용화는 80년대 후반 미국 샌디에고에 있는 퀄콤사(Qualcomm Inc.)에 의하여 이동통신용 디지털 휴대전화기에 적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당시만해도 모두들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대했지만, 퀄콤사는 이론적 토대를 닦으면서 이를 상용화에 나설 회사를 찾았고, 우리나라가 여기에 앞장서게 되었으며 또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였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이동통신방식은 CDMA방식을 사용합니다. 처음, 그렇게 반대했던 유럽지역에서도 이제는 CDMA를 사용하며, IMT-2000이라고 이야기하는 미래이동통신방식은 주요기술 대부분이 CDMA방식에 기초한 것입니다.

물론, 미국방식과 유럽방식에는 세심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긴 합니다만, CDMA방식의 천하통일 과정을 지켜보면서, 퀄콤사에서 한때 관련업무를 수행했던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220.126.60.152 최밝음: 그러고 보니 태평양 전쟁때 일본이 미국에게 패한 주효한 원인중의 하나가 통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미국은 FM을 쓸 줄 알았지만 일본은 AM밖에 쓸줄 몰랐기 때문에 통신상의 이유로 많이 불리했었다라는...그냥 들은 이야기에요. -[10/12-23:56]-
220.85.167.31 백종민: 그런데 우리나라가 CDMA(IS-95)와 GSM 방식 둘중에서 고민을 하다가 CDMA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CDMA가 더 좋아서였는지 아니면 그것이 우리나라 실정에 더 맞아서 그런 것인지 궁금하네요.. -[10/13-07:56]-
220.73.43.165 송홍엽: 90년대 초반, 당시로선 기술도입료가 비싸긴 했어도 세계최초라는데 매력을 느낀거지... 상용화에 성공하기만하면 세계최초아닌가... 결국 성공했지... -[10/14-02:33]-
220.73.43.165 송홍엽: 기술적으로도 GSM기술보다는 "첨단"이고..... -[10/14-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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