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말 오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개념적으로 새해가 “온다”고 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우리가 새해 “속으로……들어가는” 것일까요.
약간의 계산을 하겠습니다. 머리 아프신 분들은 건너 뛰어도 상관없습니다.^^
지구 반지름이 6400키로미터라면 지구 둘레는 약 4만 키로미터. 이를 24시간으로 나누면 시속 1670키로미터라는 자전 속도가 나옵니다. 이는 적도 위에서의 속도 이고요. 북위 약 30도를 가정하면 약간 줄어들죠. 대략 SQRT(3)/2 정도를 곱해야 합니다. 결국 우리가 서울에서 느끼는(??) 자전 속도는 시속 1400키로미터 정도 됩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지구 밖에서 바라볼 때 서울 지역의 자전 속도가 시속 1400키로 정도 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새해가 다가온다는 뜻은, 0시(자정) 이라는 시간대가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잇는 좁은 대역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 시간대가 지구 자전과 함께 우리 쪽으로 다가 온다는 것입니다. 대략 시속 1400키로의 속도를 가지고 오고 있습니다. 이 시간대를 하루-시작-시간대 라고 불러봅시다.
지금 서울 시간이 12월 31일 오후 11시라고 가정해 봅시다. 한 시간 후에는 이러한 하루-시작-시간대가 동해 바다에 다다라서 우리나라를 덮칠 겁니다. 그러면 자정이 되면서 새해가 되는 거죠.
곧이어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덮치고, 인도를 쓸어버린 후에, 중동 지방으로 무서운 속도로 달려갈 겁니다. 그리곤 곧 유럽 전체를 잠식하죠. 온 유럽을 새해로 뒤덮은 다음엔 다시 대서양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몇 시간 후 미 동부의 뉴욕을 잠식하고, 뉴욕 맨하탄의 거리는 새해가 되었다고 수많은 인파와 수많은 방송국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야단 법석일 겁니다. 그리고 3시간후면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을 덮치고, 다시 태평양으로 빠져들 겁니다.
그리곤 대 여섯 시간 후면 하와이를 삼키고 말죠.
하와이를 지나고 조금 후면 지구상엔 2013년이란 시간은 없어지고 맙니다. 왜냐면 그곳에서 하루-시작-시간대가 소위 “날짜 변경선(international date line)”을 만나기 때문이죠.
이렇게 날짜 변경선 마저 집어삼키고 난 하루-시작-시간대가 서태평양을 휩쓸고 또 다시 무서운 속도로 (시속 1400키로) 다시 우리나라 한반도를 향할 겁니다. 그러면 서울은 다시 1월 2일을 기다리게 될거고요. 위의 쳇바퀴를 365번 하고나면 2015년이 될겁니다.
아래 첨부 그림은 위키백과에서 카피했습니다. 지구 표면에 동일한 색으로 표현된 부분이 동일한 날짜를 표시합니다.^^
새해가 아직 9시간쯤 남았네요. 9*1400키로 하면 대략 1만2천키로 밖에서 무서운 속도록 새해가 달려오는 중일 겁니다.
2014년 새해는 말띠해라고 하던데요, 말과 관련된 재미난 속담그림이 있어서 둘째로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