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 Signal Design Lab.

한국어

송홍엽 교수의 잡글

김정한 교수의 '창의적 수학교육'

2008.06.20 02:02

송홍엽 조회 수:6147 추천:367



김정한 교수의 '창의적 수학교육'

"수학을 푸는 대신 이야기해봐요"
MS연구원직 박차고 국내 강단에
좋아하고 잘하느냐 관심보다 한국학생, 외부조건에만 민감
주입식 교육 해체작업에 온 힘… 토론·합의로 개념정립 훈련 중


김정한(44) 연세대 수학과 교수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 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9월 연세대 교수로 부임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수학자의 귀국이라는 사실 외에 관심을 끌 이유는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류 대학이지만 MS연구소에서 받았던 연봉보다 깎인 연봉과 미국에 남은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연세대 전임 교수로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는 그는 ‘주입식 교육 해체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 교수는 1995년 램지 수 이론에 대한 논문이 세계적 저널인 <사이언스>에 실리면서 이름을 드날렸다. 97년 수학자 사이에서 알아주는 풀커슨 상을 받았고 MS 연구소의 유일한 한국인 연구원으로 스카우트됐다.


“30대에는 연구를 잘 하는 게 의미가 컸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어려운 문제를 풀어 유명해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더군요. 서로 토론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게 연구인데, 그러려면 우리 사회가 함께 발전하고 받쳐주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김 교수의 눈에 비친 우리 학생들은 어떤 모습일까. 주입식 교육의 병폐가 심각한 상태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비단 교실 안에서의 모습만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지시를 하면 잘 합니다. 그런데 네가 하고싶은 연구주제를 정해 오라고 하면 이야기가 잘 안 돼요. 학생들은 유학을 갈 수 있는지, 공부 끝나고 전망이 좋은지 하는 외부적인 이유를 찾아 댑니다.


저는 ‘네가 좋아하느냐, 잘 하느냐’는 내부 동인을 요구하는데, 설득이 잘 안 되더군요.” 그는 이처럼 비주체적인 모습을 ‘하인 마인드’라고 부른다. 거의 화를 내다시피, “전문인이 아닌 기회주의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내가 절대 도울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창의성을 자극하려는 김 교수는 ‘수학 이야기 쓰기’라는 수업 방식을 택했다. 학생들에게 수학을 풀라고 하지 않고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구성, 발표케 하는 식이다. “교과서에 나온 문제를 대상으로 삼아 스토리 프로젝트를 시킵니다. 이 수학 정리가 왜 대두되었으며,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떻게 해결되었는지를 이야기로 죽 구성하는 거죠.”


수학 문제를 푸는 연습이 불필요하다는 건 아니지만 이러한 스토리 구성이 수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수학 연구란 개념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과 각종 경시대회에서의 수학이, 수학자들이 연구하는 수학과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김 교수는 주입식 교육의 결과로 빚어지는 창의력 부족이 수학이라는 학문과 학생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뿌리 박혀 있다고 여긴다. 자기 주장만 되풀이할 뿐 토론과 합의가 어려운 것도 주입식 교육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노벨상 몇 개 받는다고 우리 사회가 달라지나요? 노벨상 그거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회가 되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









2006년 11월 27일 한국일보 [기사원문보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논문에 영어작문 주의사항 몇 가지 송홍엽 2008.05.22 9404
공지 젊은 학부생 여러분에게... 송홍엽 2008.11.20 6367
공지 우리학과 대학원생 모두에게 (특히, 박사과정들에게) 하고싶은 말입니다. 송홍엽 2014.01.20 8422
69 [소고] 수학이란.... 송홍엽 2004.04.13 3492
68 오류정정부호에 대한 이야기 송홍엽 2004.04.13 5277
67 [교양상식] 메르센 소수--Mersenne Prime 송홍엽 2004.04.13 17654
66 [교양상식] 정수와 암호 송홍엽 2004.04.13 3710
65 [펌]Turbo code에 대한 글 송홍엽 2004.04.13 52742
64 SHANNON : CRACKING THE CHANNEL file 송홍엽 2004.04.13 20443
63 Re..Turbo code Encoder file 송홍엽 2004.04.13 4424
62 Re.. Turbo code Decoder file 송홍엽 2004.04.13 4318
61 2000년에 어딘가에 올린 글입니다.."열정" 송홍엽 2004.04.15 4710
60 퍼즐 2 송홍엽 2004.04.15 3670
59 퍼즐 3 송홍엽 2004.04.15 3869
58 퍼즐 4 송홍엽 2004.04.15 4093
57 퍼즐에 상금을 부여합니다...^^ 송홍엽 2004.04.15 4354
56 랜덤변수의 variance가 0이면? 송홍엽 2004.05.13 4704
55 marginally Gaussian but not jointly Gaussian 송홍엽 2004.05.13 4630
54 uncorrelated but not independent 송홍엽 2004.05.13 4773
53 combinatorial search problem file 송홍엽 2004.07.21 4590
52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 송홍엽 2004.08.06 8549
51 정보화와 정보이론 송홍엽 2004.08.06 4699
50 교재준비작업(1) 송홍엽 2004.10.03 16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