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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엽 교수의 잡글

[펀글] 조선일보 1월2일 사설: 교육개혁

2008.01.03 16:37

송홍엽 조회 수:2982 추천:338

[사설] 교육부 압제(壓制)에서 교육을 해방시키라
입력 : 2008.01.02 22:57  Url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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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일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대학교육 정책은 대학총장 협의기구인 대학교육협의회에, 초·중등교육 정책은 시·도 교육청에 넘기라고 했다.

대한민국 교육부는 교육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다. 대학에 대해서 등록금·정원·학사운영 등과 관련해 명령을 내리는 교육부 소관 법령만도 30여개나 된다. 교육부는 BK21 2900억원, 누리사업 2000억원 등 지원금을 손에 쥐고서 교육부의 대학지원국, BK추진단, 대학구조개혁추진단 같은 조직을 통해 대학의 목줄을 쥐었다 놓았다 해왔다. 교육부 말을 안 들으면 감사단이 출동해 쑥밭으로 만들어 놓는다. 사립대학도 例外예외가 아니다. 수십 년을 이래 왔으니 대한민국 대학의 키가 세계에 落後낙후된 교육부 키만큼밖에 자라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세계 일류의 꿈은 어림도 없다.

국립대 法人化법인화는 준비된 곳부터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지금도 국립대마다 수십 명씩 교육부 직원이 파견돼 세계화에 뒤처진 교육관료들의 思考사고를 대학에 강요하고 있다. 이래서는 사회 변화와 학문 발전을 따라잡는 교육혁신이 불가능하다. 교육부가 쥐고 있는 사립대 임원승인 취소권, 임시이사 선임권 같은 것도 이젠 내놓아야 한다. 사립대의 재무회계 감사는 전문 회계감사법인에 맡기면 된다. ‘3不불’ 같은 대학입시 규제도 없어져야 한다. 교육부총리가 내신을 몇% 이상 반영하지 않으면 재정지원을 끊겠다며 대학을 돌아다니는 것은 시대착오다.

초·중등 교육은 시장·도지사에게 맡겨 그들이 그 결과에 대해 평가받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교원평가를 밀어붙이고 학군제를 폐지해 일본 교육개혁을 주도한 것은 도쿄都도 都知事도지사다. 성적 낮은 학교는 학교를 폐쇄하고, 실적 좋은 학교 교사에겐 두둑한 성과급을 줘서 不治病불치병에 걸렸다던 뉴욕 公敎育공교육을 치유한 것은 뉴욕시장이다. 우리의 시장·도지사는 주민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교육에 대해 권한도 책임도 없다.

학교와 교사가 학생에게 무엇을 어떻게 더 잘 가르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들어야 한다. 초·중등교육법 23조는 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을 교육부장관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가 정해주는 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학생 뽑아주고 등록금 거둬주고 가르치는 방법도 다 정해놓았으니 학교나 교사들은 경쟁할 필요가 없어 편안하겠지만 학부모들은 다양한 교육을 찾아 세계 방방곡곡으로, 혹은 학원으로 저마다 살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어느 집이 더 부자냐에 따라 그 학생이 받는 교육의 質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세상을 만들어온 것이다.

다양한 학교를 많이 만들어 학부모와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시급하다. 이명박 당선자는 자립형사립고를 100개 만들겠다고 했다. 교육부 간섭만 없다면 自私高자사고를 만들겠다는 사람은 많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입학생 절반에게 장학금을 주는 자사고를 만들어 사회적 弱者약자에게 기회가 돌아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양질의 다양한 교육이 생겨나면 청소년들이 영어를 배운다고 한 해 3만명씩이나 히말라야 奧地오지까지 早期조기 유학을 갈 이유가 없다.

교육 자율의 확대에 최대 장애는 교육부와 교육관료다. 그들은 학교를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그걸로 月給월급 값을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교육부가 쥐고 있는 그 많은 認인·許可權허가권과 학교에 대한 감사·감독권은 사실은 교육부 관리들의 밥 자리 보전책일 따름이다. 교육개혁의 승부처는 교육부, 교육관료의 기득권과 利己主義이기주의를 얼마나 깨부수느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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