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개념은 직관적 개념과 연역적 개념이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주로 직관적 정의를 사용하지만 연역정 정의를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역적 정의를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거북이가 1m 떨어진 토끼를 향해 기어갑니다. 토끼는 가만히 있습니다. 처음 1분동안은 1/2 미터를 갑니다. 다음 1분동안은 1/4 미터를 갑니다. 다음 1분동안은 1/8 미터를 갑니다. 다음 1분동안은 1/16 미터를 갑니다. 이렇게 무한히 기어갑니다. 속도는 점점 줄어들지만 아무튼 무한한 시간동안 기어가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거북과 토끼와의 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봅시다. 처음 1분이 지나면 거북과 토끼의 거리는 1/2이 됩니다. 다음 1분이 지나면 거북과 토끼의 거리는 1/4가 됩니다. 또 1분이 지나면 거북과 토끼의 거리는 1/8이 됩니다. 이렇게 1/16, 1/32, 1/64, ....
이제 생각해 봅시다. 토끼가 자기 주변으로 반경 1cm 의 원을 긋고 거북에게 "너 언젠가는 이 원 안으로 접근할 수 있겠니?"라고 물었습니다. 어떨까요? 당연히 거북은 언젠가는 원 안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제요? 바로 7분이 지난 후입니다. 거북이 다가가기 시작한 뒤 7분이 지나면 거북과 토끼의 거리는 1/128 미터, 즉 1cm도 안되는 거리에 놓이게 됩니다.
만약 토끼가 자기 주변으로 반경 1mm 의 원을 긋고 이번에도 거북에게 "너 언젠가는 이 원 안으로 접근할 수 있겠니?"라고 묻는다면 어떨까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거북이 10분동안 다가가면 그 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일반화시켜봅시다. 토끼가 반경 R미터인 원을 긋고 (여기서 R은 양수입니다) 거북을 기다리면 어떨까요? 거북은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원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여기서 충분한 시간, 이 시간을 T라 합시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토끼가 아무리 작은 양수 R만큼의 반경을 갖는 원을 자기를 중심으로 그려도 거북이 R에 대응할만한 충분히 큰 시간 T만큼이 지나면 그 원 안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극한의 논리적 개념입니다. 극한의 정의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열 an의 극한이 L이라는 것의 정의는,
"아무리 작은 양수 E가 주어지더라도 E에 대응할만한 충분히 큰 수 N이 존재하여 n이 N보다 커지면 | an - L |의 값이 L 보다 작아진다"
입니다. 여기서 | an - L |의 의미는 두 수 an과 L 사이의 거리를 의미한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a(n)을 거북, L을 토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양수 E는 앞서 원의 반지름으로 생각하고 충분히 큰 수 N은 앞의 충분한 시간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제 lim (1/2)n = 0 을 생각해봅시다. 이것의 정의는
"아무리 작은 양수 E가 주어지더라도 충분히 큰 N이 존재하여
n > N ⇒ | (1/2)n - 0 | < E
가 성립한다"
입니다. 이것이 맞는지 생각해보세요. 이것은 앞서 거북-토끼 이야기와 똑같은 것이며 단지 수식으로 써놓은 것일 뿐입니다.
여기서 an의 값이 L과 일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극한이란 단지 "무한히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여기서 "무한히 가까이"라는 말은 "아무리 작은 양수 E가 주어져도 an과 L 사이의 차이가 E보다 작아질 정도로 가까워진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수식으로 썼을 때 "n > N ⇒ | an - E | < E"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