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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엽 교수의 잡글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

2004.08.06 18:59

송홍엽 조회 수:8418 추천:259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어떤 변화량을 표시하고자 할 때 함수를 사용합니다. 기온의 변화를 표시하려면 가로축에 시간을, 세로축에 온도를 표시하여 나타냅니다. 이를 아날로그 방식이라 합니다. 년별로 어느 학교의 학생수의 변화를 표시하려면 가로축에 연도를, 세로 축엔 학생 수를 표시하여 나타냅니다. 도서관의 장서수의 변화 등을 표시할 때도 이게 편리하겠지요. 이를 디지털 방식이라 합니다. 위의 두 가지 방식의 근본적인 차이는 변화량이 가지는 값의 범위입니다. 첫째는 연속적인 범위에서 값을 가지며, 둘째는 이산적인 범위에서 값을 가집니다. 이점이 바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구분하는 가장 근본적인 잣대입니다. 즉, 실수구간 1/3부터 2/5까지의 범위 중에서 어느 값이라도 가능한 값으로 가진다면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실수구간 1/3부터 2/5까지의 범위에 1/150 간격으로 11개의 값을 설정하여 이들을 가능한 값으로 가진다면 이는 디지털 방식이 됩니다.

이러한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의 개념적 차이는 연속신호(continuous signal)와 이산신호(discrete signal)의 개념적 차이와 조금 미묘하게 구분이 됩니다. 연속/이산의 구분은 수학적으로 (해석학의 관점에서) 명확한 개념이 정의되어있습니다. 한가지는 이산신호라도 아날로그 신호로 볼수도 있고 어떤경우에는 디지털 신호로 볼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0과 1사이의 임의값을 1초씩 유지하는 신호는 이산신호이지만 아날로그신호이고, 반면에, 0과 1사이에서 0.0, 0.5, 1.0 이렇게 세개의 값 중에서 한 값을 임의로 1초씩 유지한다면 이산신호로서 디지털 신호인 것입니다.

어떤 종류이든지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온의 변화는 원천적으로 아날로그방식이 적합하지만, 우리가 1도 단위로 표시한다면 디지털 방식이 됩니다. 이 경우에 4.2도 혹은 5.1도의 값은 4도 혹은 5도로 표시해야만 하며, 오차를 수반합니다. 특정 도서관의 장서량의 변화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는 원천적으로 디지털 방식이 적합합니다. 원천적으로 아날로그 특성인 양의 변화를 디지털방식으로 표시하기 위해서는 이렇듯 양자화(quantization)과정을 거쳐야하고, 양자화 오류를 수반하게 됩니다. 공학적 변화량을 표시하고자 할 때에는 대상의 원천적인 특성에 따르기보다는 무슨 목적인가에 따라서 결정하게 됩니다. 양자화 오류를 수반함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디지털 방식을 선호합니다. 왜 그러할까요? “디지털 컴퓨터”를 이용하여 저장 및 처리가 용이해지기 때문입니다.

처리라 함은 변화를 준다는 뜻입니다. 물론 어떠한 목적이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변화를 줍니다. 예를 들어, 정보의 전송이 있습니다. 한 곳(혹은 시점)에서 다른 곳(혹은 시점)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그것도 아주 멀리(혹은 아주 오랜 기간) 보내기 위해서는, 정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하여 처리하기보다는 디지털 방식으로 표시하여 처리할 때 훨씬 더 우수한 품질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원래 자연적으로 그러한 것이 아니고, 그러한 기술을 인간이 만들어 낸, 혹은 찾아낸 것입니다. 처리가 용이해진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처리가 쉬워진다는 뜻이 첫째입니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동일한 수준의 복잡한 처리를 통하여 어떤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훨씬 더 낳은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이러한 것을 고민하며 현실에 적용하여 인간생활에 편리를 가져다주는 학문분야가 정보통신공학이고, 그 중에서도 디지털 신호처리 (Digital Signal Processing) 분야입니다. 디지털 컴퓨터, 디지털 휴대전화기, 디지털 TV, 디지털 VCR, 디지털 캠코더, 디지털 음악(영상)저장 CD 혹은 DVD, 등등이 디지털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시하여 처리한 결과로 얻어진 정보통신공학분야의 산물입니다.